베이징 6자회담이 북미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16차 남북장관급 회담에 참석 중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5일 핵문제에 대한 북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6자회담에 대한 측면 지원을 지속했다. 정 장관은 이날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주최한 환송만찬에서 행한 연설에서 "사흘째를 맞이하고 있는 6자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핵문제에 대한 북측의 결단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어 "오늘 노무현 대통령께서 뉴욕에서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문제는 남북이 함께 풀어가야할 운명이니 앞으로 진행을 서로 협의해 풀어나가고 이번에 큰틀을 잡아야한다. 6자회담이 꼬이게 되면 큰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어떻게든 마무리짓고 풀어가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함으로써 이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측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앞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6자회담과 관련, "이번에는 반드시 결말을 지어야하고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는 것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핵문제가 더 이상 남북관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북측에 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북미관계 정상화와 이번 6자회담에서의 합의 의지를 담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히고 북측도 "이번 보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회담진행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을 강조하면서 `체면주의'를 버릴 것을 제안, 시각에 따라서는 양측의 입장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북측은 막판까지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강력히 개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핵문제에 대한 남측의 결단 촉구를 희석시키는 것은 물론 오히려 맞불을 놓고 있다는 느낌까지 안겨주고 있다. 권 내각책임참사는 환송만찬 연설에서 6.15와 8.15 양대축전이 `우리민족끼리' 이념의 승리를 과시한 사변적인 대회합으로, "북과 남이 대결의 마지막 장벽인 체면주의의 낡은 틀을 대담하게 타파하고 보다 새로운 북남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귀중한 밑천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과 남이 대결의 낡은 과거에서 결정적으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에 기초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한 전민족적인 화해와 북남 협력관계를 보다 한단계 높이 세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만찬사 말미에 "내일이면 제16차 장관급회담을 마쳐야 하는 시간"이라며 "묘향산을 다녀오느라 시간을 많이 썼는데 오늘 저녁 힘내서 좋은 합의를 이루고 우리 민족 앞에 풍성한 추석 선물을 선사하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이 발언은 일단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윈-윈의 해법을 언급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민족 앞의 추석 선물'로 북핵 문제 해결 만한 것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핵문제까지 아우른 것으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jyh@yna.co.kr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