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동차까지 한국에 수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가전업체 하이얼 등이 저가를 무기로 국내 가전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가운데 40~50% 싼 중국산 자동차가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지주회사인 지리홀딩그룹의 슈웨이닝 판매담당 책임자는 13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메세에서 기자와 만나 "지리자동차는 독자 개발한 주요 모델을 한국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현재 몇몇 한국 수입상과 상담을 벌이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서울 거리에서 지리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대상은 중소형 모델이 될 것"이라며 "소형차 HQ는 상하이에서 4000달러 수준인데 관세나 물류비용 등을 감안해도 동급의 한국 차량보다 40~50% 정도 저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10만대의 차량을 생산해 이중 4800여대를 중동 등 30여개국에 수출한 중국의 대표적인 독립 자동차업체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진출한 중국 가전사들은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을 서서히 높여가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와인냉장고 판매에서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있으며 에어컨도 올 여름에 3만대나 팔았다. 하이얼은 지난달 32인치 LCD TV를 출시하는 등 중·고가형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중국 레노버도 지난 7월 한국 시장에 모니터인 '씽크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씽크패드' 브랜드의 태블릿PC를 선보였다. 레인콤의 '아이리버'를 외주 생산하던 중국 AVC사도 최근 한국 시장에 자사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상헌(프랑크푸르트)·이태명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