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ㆍ중국ㆍ한국 합작 영화 '칠검'의 쉬커(徐克) 감독과 주연배우 양차이니(楊采니< 女+尼 >), 전쯔단(甄子丹), 쑨훙레이(孫紅雷) 등이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무협소설가 양우생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칠검하천산'은 17세기를 무대 로 청나라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검객 7인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무협액션물로 지난 10일 폐막한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13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한국 배우로 영화에 출연한 김소연과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보람영화사의 이주익 대표가 함께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인 쉬커 감독은 "방대한 원작 소설에서 어떤 부분을 삭제하고 택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동양 특유의 색채가 짙은 액션을 통해 무협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출연 배우들은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다. 한국 팬들과 영화를 통해 만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 속에서 양차이니와 전쯔단은 훈련 끝에 자신감을 얻게 되는 무원영과 정열적인 무사 초소남역을 각각 맡았으며 쑨훙레이는 악당 풍화연성역으로 출연한다.


김소연은 조선에서 잡혀와 초소남과 사랑에 빠지는 노예 녹주역을 맡았다.


--원작을 영화화하는 데 어떤 것에 주안점을 뒀나.


▲방대한 원작의 줄거리와 인물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영화는 짧은 시간 내에 가장 간결하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쉬커)


--한국 사람으로 출연해 한국어 대사도 하는데 한국말은 어느 정도 할 줄 아나.


▲한국어로 연기해야 했고 이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영화 속에서 한국어를 많이 했지만 사실 기억이 거의 안난다. '당신 조선사람인가'(한국어) 정도의 말만 기억이 난다. (전쯔단)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적부터 영화를 통해 세계를 알아왔다. 영화는 감독의 생각을 밝힐 수 있고 불변의 진리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예술이다. 영화를 통해 각 나라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고, 서구와 동방을 한 데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쉬커)


--아시아 영화의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지금은 아시아 영화가 세계 영화 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는 시기라고 본다. 다만 동양의 영화가 서구 영화와 결합해야만 서구의 시장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쉬커)


--촬영 중 어떤 점이 가장 힘이 들었는가.


▲무협영화라서 당연히 육체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성장을 했다고 본다.김소연과는 서로 언어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안녕하세요'. '밥먹었어요'(한국어) 같은 간단한 대화를 익혀 서로 가깝게 지냈다. (양차이니)


--한국 배우로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출연 소감을 들려달라.


▲오랜 시간 동안 집을 떠나있었기 때문에 촬영 중 외로움도 많았고 음식 때문에 힘든 점도 적지 않았지만 좋은 분들과 같이 작업해서 기뻤다. 덕분에 베니스 영화제도 참석했고. 보상을 달게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김소연)


--속편 제작 계획은? 전편에 출연했던 배우 중 양차이니만 캐스팅됐다는 중국 신문의 보도도 있다.


▲사실과 다른 보도다. 전편 배우 그대로를 캐스팅해 속편을 만들고 싶다.(쉬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