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하반기 투자를 작년보다 크게 늘리고 미국 카트리나 태풍 피해를 지원키로 하는 등 옛 안기부 X파일 문제 및 두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 살리기에 나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9월 회장단회의를 열고 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통과해 향후 유가의 이상 급등만 없다면 내수회복을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대기업들이 앞장서 하반기 투자를 확대,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집행함으로써 경제가 활성화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업종별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은 하반기에 작년 동기보다 24.1% 늘어난 36조6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중 30대 그룹의 하반기 투자액은 작년 동기보다 29.7% 증가한 20조6천억원으로 600대 기업 투자액의 56.3%를 차지했으며 10대 그룹은 17조7천억원(29.5% 증가), 4대그룹은 11조9천억원(26.5% 증가)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또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 남부지역의 피해와 관련, 정부가 지원키로 한 3천만달러중 2천만달러를 민간 경제계가 마련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재계가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조건호 전경련 부회장은 "국무총리 주재로 5일 회의를 열어 정부가 500만달러, 대한적십자사가 500만달러를 마련하고 민간 경제계가 2천만달러를 모으기로 했다"며 "경제계가 마련키로 한 2천만달러중 전경련이 1천100만달러,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가 각각 200만달러, 금융계가 500만달러를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이어 회의에서 X파일 및 두산그룹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는 "삼성은 과거사이고 두산은 형제간 다툼인데 우리가 뭐라 할게 없지 않느냐"며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회장단회의에는 4대그룹 총수는 모두 빠진 채 강신호 전경련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8명만 참석, 올들어 회장단회의에서 매번 12-15명의 총수가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참석률이 저조했다. 특히 지난번 회장단회의가 열린 6월에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많은 총수들이 참석하면서 재계 화합을 다졌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X파일 문제 등으로 재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조 부회장은 "회장단중 5-6명은 해외출장중이고 2명은 지방출장중이며 4대그룹 총수는 선약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며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회의가 끝난뒤 통상 외부 인사를 초청해 저녁식사와 함께 해온 간담회도 이번에는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진행했으며 전경련 강 회장은 회의가 끝난뒤 노무현 대통령의 중미 순방에 동행하기 위해 출국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