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열기가 뜨거운 고가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에다 가수요까지 겹쳐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면 기존 주택시장은 분당과 용인을 중심으로 호가를 추가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으며 수도권과 강북의 소형 아파트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는 거의 없으며 송파신도시 인근도 매물이 없고 국세청 단속으로 대부분 중개업소들이 문을 닫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 신규 분양시장 `북적' = 양도세와 보유세 등 세제 강화로 투자대상으로서의 주택의 가치가 크게 줄었음에도 신규 분양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동탄신도시에 문을 연 `포스코더샾'의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5천-7천명이 방문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 회사 관계자는 "인근 영통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실수요자 중심으로 찾아오고 있다"면서 "내일 1순위 청약접수가 시작되는 데 모든 평형이 1순위 내에서 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 등 추후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계약 뒤 5-10년 전매가 제한되지만 이 단지는 전매 제한을 받지 않아 반사이익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2일 대구 월배지구에서 문을 연 `월성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에만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대책에두 불구하고 주말동안 3만여명이 모델하우스를 다녀갔다"고 말했다. 전매가 가능한 오피스텔도 틈새시장으로 부각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29-3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오피스텔 117실의 청약을 접수한 결과 평균 9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5-103평형 등 초대형으로만 이뤄진 이 오피스텔은 평당 1천500만-1천850만원 선으로 65평형의 분양가가 10억원 안팎에 이르는 고가다.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사용하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며 1가구2주택자 산정 등에 도 포함되지만 전매가 가능해 이처럼 투기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인근의 K부동산 관계자는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책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 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벌써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 수도권.강북 타격 `가시화' = 8.31대책에 따른 세부담 증가 우려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외곽지역 소형 주택을 우선 처분하면서 수도권과 강북의 소형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와 성북구 등 지역의 20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들의 가격 이 대책 발표 이후 많게는 2천만원 이상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이전에는 1억1천만-1억1천500만원 정도까지 거래가 됐던 노원구 하계동 건 영아파트 17평형은 현재 9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중계동에서도 20평형 이하 아파트들이 소폭 가격이 조정돼 1억2천만원까지 갔던 롯데아파트 20평형은 1억1천만-1억1천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이곳 아파트들은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가 많지 않아 전반적으로는 약보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북구 정릉동 일대 아파트들도 가격이 소폭 내려 대우 18평형은 500만원 정도 내린 9천500만-1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동아 28평형은 1억7천만원에 가격이 형성 돼 있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형성되고 있다. 경전철 건설 등 호재로 최근 가격이 오른 남양주 덕소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져 2억9천만-3억원에 호가하던 현대홈타운 32평형의 경우 2억8천만원에 매물이 나 와 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 집값은 워낙 가격 변화 속도가 느려 오르는 데도 한참 걸렸듯이 내릴 때도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분당, 용인, 과천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도 조정 움직임이 있다. 과천 재건축 주공2단지 16평형은 500만원 가량 내려 5억1천만원에 매물이 나오 고 있다. 주공 6단지 16평형의 경우 4억원을 호가하고 있고 7단지 16평형은 2천만원 정도 내려간 3억8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온 것도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이 일대 단지들은 아직까지는 가격 변동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분당 이매동 S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 싸게라도 팔아달라는 물건들이 몇 개 나왔다"면서 "하지만 조정폭이 적어 매수세는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가 많은 용인은 입주 3년이 넘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용인 구성읍 H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 신도시 주변은 중개업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겉보기에는 조용한 상황이다. 거여동 T공인 관계자는 "전화 문의가 간간이 있지만 값이 워낙 올라 거래는 전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재건축단지들도 송파신도시 기대감에 가격 하락을 멈춘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윤종석 기자 transil@yna.co.kr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