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진흥 전문기관인 코트라(KOTRA)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사를 배출함으로써 대외적으로 통상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고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이는 올해 초 코트라에 첫 내부 출신 사장이 임명된 데 뒤이은 것으로 코트라는 지난 43년 출범 이후 최대의 '겹경사'를 맞은 셈이다. 정부로부터 1일 칠레 대사로 임명된 기현서씨는 지난달 31일까지 코트라에서 상임이사직인 구주지역본부장 겸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장을 맡았던 인물로 '중남미통'으로 평가된다. 약 30년에 이르는 코트라 재직 기간 중 절반 가까이를 남미에서 근무했으며 뛰어난 스페인어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드리드, 멕시코시티 등에서 무역관장을 지내고 중남미과장, 중남미지역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수출, 통상진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차례 상공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기 전본부장은 미수교국으로는 이례적으로 개설되는 쿠바 아바나 무역관 개설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기 전본부장의 칠레 대사 임명은 코트라의 통상 진흥 및 시장개척 기능, 직원들의 지역 전문성을 인정한 결과로 해석돼 돼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관계자는 "기 전본부장의 대사 임명은 1차적으로 개인의 능력과 경험이 평가됐기 때문이겠으나 경제, 통상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코트라 맨파워를 인정한 결과로도 해석돼 직원들이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대외 공관장직이 외교부 밖으로 개방돼 민간 출신의 발탁이 증가하면 해외시장 개척의 일선에서 뛰어온 코트라 직원들이 경제분야 외교관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코트라 직원들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1호' 국가로 최근 들어 통상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칠레 대사로 기 전본부장이 누구보다도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