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프로복싱 최초 여자심판인 신경하(36)와 국내 프로복서 출신으로 사상 첫 박사 학위를 받은 김재훈(46) 심판이 나란히 국제심판 자격을 취득했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최근 심판 자문위원회에 신경하와 김재훈 심판의 승격을 요청한 결과, 최종 승낙을 받아 세계타이틀 경기를 맡을 수 있는 A급 심판으로 임명했다고 1일 밝혔다. KBC 고위 관계자는 "신경하 심판의 경우 올해 초부터 국제심판으로 사실상 내정했지만 연차가 적은 관계로 임명이 늦어졌다. 하지만 지난 평양대회를 무사히 치러 국제심판 자격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김재훈 심판 또한 이에 상응한 능력을 갖춰 국제심판 자격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신경하씨는 복싱에어로빅을 배우다 2002년 3월 수습심판으로 복싱계에 발을 디딘 뒤 2003년 3월 `C급 복싱심판'을 획득, 한국 프로복싱 여자심판 1호로 등재됐고 지난해 11월 B급 심판을 따낸 데 이어 불과 9개월만에 국제심판 대열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신 심판은 세계여자권투협의회(WBCF) 국제심판의 자격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남북한 세계타이틀매치에 주심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 심판은 "막상 A급 심판이 됐다는 소리를 들으니 긴장이 된다.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에 요즘 운동을 통해 살을 빼고 있다. 보다 날렵한 모습으로 공정한 심판을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동덕여대 대학원 체육학과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김재훈 심판은 최근 볼링 관련 전문서적까지 집필한 `팔방미인'으로 지난 2000년 C급 심판, 2003년 B급 심판을 거쳐 국제심판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김 심판은 "목표였던 국제심판이 돼서 너무 기쁘다. 그동안 심판들이 경시당했던 면도 없지 않았는데 신경하씨와 함께 국제 무대에서 한국 심판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봉 KBC 심판 위원장은 "신경하와 김재훈 심판은 그동안 경기를 통해 충분히 국제심판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신경하씨는 유일한 홍일점으로 최근 부흥하고 있는 여자프로복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