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분석한 전문가들의 향후 집값 전망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최고 10% 하락 △공급 대책이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안정될지는 여전히 의문 등으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밝힌 '집값의 10·29 대책(2003년 10월29일) 이전 수준 회귀'라는 정책 목표에 대해 '실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재 강남 등 인기 주거지역 30평형대 이상 아파트 값은 '10·29 대책' 이전과 비교할 때 약 2억∼3억원 올랐다. 정부의 의지대로라면 앞으로 이들 지역의 집값을 2억∼3억원 떨어뜨려야 한다. 또 아파트 시세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의 조사에서도 '10·29 대책' 이전과 비교해 강남구 17.3%,분당 31.6%,용인 25.8%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평균 20% 이상 집값을 하락시켜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업계 및 전문가들의 단기 전망은 그 정도는 아니다. 상승폭의 절반 이상까지는 하락하겠지만 10·2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장기 전망은 더욱 정부의 목표치와 멀어진다. 자칫 공급 대책이 발표한 일정대로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할 경우 집값이 다시 지금 상태로 원위치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강남권 5∼10% 하락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커다란 효과를 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짧게는 2∼3개월,길게는 1년까지 강남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집값이 단기적으로 최고 1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 전망은 다소 회의적이다. 여전히 공급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과 정부 발표대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이유다. 분당 목동 등 강남 집값과의 연동성이 큰 지역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용인은 조정 가능성 커 분당 용인 등 판교 후광효과로 급등한 지역 중에서 특히 용인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분당권만 해도 실수요자층이 두텁지만 용인은 가수요에 의해 움직여왔다는 게 이유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입주율이 낮다는 것이 가수요에 의해 집값이 올랐다는 반증"이라며 "분당 등과는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타운,전망은 밝지만 뉴타운 지역의 집값에 대해선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의 강북 개발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공시 가격이 1억원을 밑도는 곳이 많아 1가구2주택 중과세도 피해 갈 수 있고 보유세 부담도 적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으면 단기적으로 반짝 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실제 1·2차 뉴타운 지역에선 사업이 지지부진해 단기 상승에 그친 곳이 많다. 뉴타운 지역에서도 차별화가 예상됐다.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사람이 몰리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은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분양시장·강북·수도권 외곽 약세 예상 분양 시장은 2003년 10·29대책 이후처럼 상당 기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1가구2주택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높인 게 결정적 요인이다. 월드건설 조영호 이사는 "땅값 상승 등 분양 원가 상승으로 분양가를 낮추기는 힘든 반면 실수요자 외에는 분양권 매입을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이 되면서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다"며 "자칫 건설 경기 및 전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가구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60% 중과 조치가 강북 및 수도권 외곽의 집값만 떨어뜨렸던 것처럼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도 비(非)인기지역 매물을 우선적으로 불러내면서 같은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