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대연정(大聯政) 제안과 관련, "(한나라당이)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얽혀서 골치 아프니까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해 보겠다"며 "나한테 더 큰 요구가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KBS 특별프로그램 '참여정부 2년6개월, 대통령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 "정치지도자들이 지금 우리가 풀어야 될 문제들을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위헌이고 아니고 하는 형식논리로 게임하면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연정 제안은 음모가 없으며 연정을 받기 싫으면 이 분열구도 극복을 위한 정치협상이라도 하고, 연정이 위헌이면 선거제도에 대한 협상을 하자는 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요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는 엊그제 발표로 29%"라며 "책임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29% 지지도를 갖고 국정을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과연 책임정치의 뜻에 맞는가, 이 수준의 국민적 지지도를 갖고 국정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치제도가 내각제가 아니어서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통해서 재신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국민적 지지,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대통령직을 불쑥 내놓는 것이 맞는 것인지 확신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며 "나는 29% 짜리 대통령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걱정해야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 정부는 약체정부이며, 이 약체정부가 구조적으로 노태우 대통령 정부부터 지금까지의 정부가 계속해서 약체정부"라며 "여소야대가 구조화돼 있고, 지역구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약체정부가 구조화된 구조를 고치지 않고는 중요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상대이고 정책조율하고 합의하고 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그것이 국민들의 뜻"이라며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약 30% 가까운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파트너 아니라고 말할 수 없으며, 네 마음대로 하지 말고 한나라당하고 앞으로 가급적이면 많은 문제에 대해 의논하라고 명령을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