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또 파업선언 .. 해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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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또 파업을 선언,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5일 자체적인 부분 파업을 실시한 뒤 26일에는 민주노총 파업에 참여키로 했다.
노조는 특히 "회사측이 임단협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다음주부터 파업의 강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해 자칫 파업의 장기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노조는 31일에도 민노총 주도의 6시간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잘 나가는'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1994년을 제외한 17년간 매년 파업을 벌여 92만4278대의 생산 차질로 8조2754억원의 손실을 회사에 안겨줬다.
17년간의 파업 일수가 291일이나 된다.
회사측은 "거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데도 휴가에서 돌아온 노조가 일방적인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며 "고유가와 내수 침체,환율 하락 등으로 경영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심각한 타격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고된 파업
현대차 노조는 파업 선언의 명분을 임단협 결렬에서 찾고 있지만 실제는 민주노총의 파업 일정에 맞추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산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당장 현대차 노조가 민노총 지침에 따라 26일과 31일 파업에 돌입키로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민노총 금속산업노조연맹은 이번 파업을 '10만 정규직 노조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처음으로 펼치는 전국 단위의 정치 파업'으로 규정,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의 지침을 따르면서 회사를 압박해 임단협에서 더욱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잘나가는 수출에 치명타 우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회사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수출마저 차질을 빚을 경우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잇따라 선보인 신차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얻으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칫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파업 이후에도 신뢰를 얻은 품질에 큰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안을 다 들어주려면 올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몽땅 내놓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월임금 10만9181원 인상(기본급 대비 8.48%) △당기순이익 30% 성과급으로 지급 △사회공헌기금과 고용안정기금 10%씩 출연 △상여금 1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주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요구만 해도 '실질 근로시간이 20%가량 줄어드는데 임금은 삭감하지 말자는 것'이어서 회사측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다.
울산=하인식 기자·이건호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