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까지는 가지 않을 겁니다. 합의로 결론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 여부를 결정하게 될 대한축구협회 제10차 기술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시작됐다. 이날 기술위원회엔 이회택 위원장과 강신우 부위원장, 8명의 기술위원등 10명 전원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A대표팀 현황 보고 및 진단'이 주제로 됐 있지만 사실상 감독 경질 결정이라는 중대 사안을 논의하는 만큼 기술위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감독 경질 여부가 오늘 중으로 결정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노력하겠다. 모든 것은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표결까지 갈 수도 있느냐'는 물음엔 "내가 보는 관점이나 기술위원들이 보는 관점이나 비슷할 것이다. 모두 전문가들이다"며 "물론 상반된 의견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표결까지는 안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최근 축구협회가 감독 경질 쪽에 무게를 둔 듯한 언론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기술위원장으로서 한번도 감독을 경질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 '죽느냐 사느냐'는 말로 농담 한마디 한 게 그대로 보도가 돼 유감스럽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가장 먼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하재훈 기술위원도 "지난 며칠 간 기술위원 각자가 맡은 업무를 진행했다. 사전 조율은 전혀 없었다"며 사전 합의설을 일축했다. 하 위원은 "내가 기술위원이 된 후 표결을 한 적은 지난 5월 안종관 여자대표팀 감독을 선임했을 때 뿐이었다"고 말해 역시 표결까지는 안 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다. 처음으로 기술위원회에 참가한 홍명보 축구협회 이사는 "중요한 자리다. 회의를 시작해봐야 알겠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등 기술위원 모두가 신중한 태도로 회의 시작을 기다렸다. 홍 이사는 평소와는 달리 극도로 긴장된 표정으로 "내가 여기서 할 얘기는 없다"며 취재진을 피했다. 한편 이날 기술위원회가 열린 축구회관엔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본프레레 감독 거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대변했다. 축구회관 앞에서는 회의 시작 전 인터넷 축구동회 '축구사랑한누리'의 회원이 '봉푸레레! Go Home', '축협 퇴진, 기술위원회 전원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치며 "축구협회는 축구팬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강건택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