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한민족의 가장 상징적인 민요여서,때로는 가슴으로 때로는 영혼으로 부른다. 흥겹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아리랑이라는 노랫말이 나오기라도 할 양이면 먼저 가슴이 찡하게 울려온다. 마치 우리 유전자에 아리랑이라고 하는 소리가 담겨 있는 듯하다. 그러기에 오랜 분단의 세월 속에서도 남과 북은 아리랑을 애국가처럼 부르는가 보다. 민족의 노래라고 하는 아리랑이지만 그 뜻은 물론이고 연원에 대해서도 의견이 제각각이다. 보통 알려지기로는 아리랑의 '아리'는 '고운'이라는 뜻의 옛말이고 '랑'은 '임'을 가리킨다고 한다. 즉 고운님이라는 얘기다. 지금도 몽골에서 아리를 곱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는 점을 방증으로 제시한다. 그뿐만 아니다.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부인인 '알영' 왕비를 백성들이 '알영 알영'하며 추모한 것이 노래로 전해졌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밀양 지방의 아랑이라고 하는 처녀가 관리의 횡포에 저항하다 숨지자 주민들이 '아랑 아랑'이라고 애도한 것이 아리랑으로 구전됐다고도 한다. 고대 향가를 해석한 양주동 박사는 청산별곡에 나오는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의 일부 음절이 아라리로 이어지면서 아리랑이 되었다는 색다른 학설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에서의 해석은 또 달라,아리랑(我離郞)은 낭군과 헤어진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도 정설이 없는 '아리랑'이라는 단어를 시베리아 남부지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에벤키족이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지난주 열린 '한ㆍ러 포럼'에서 한 학자가 발표한 것인데,아리랑은 '맞이한다'는 뜻으로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 같다. 한민족의 애환이 그대로 배어 있는 아리랑은 앞으로도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오래도록 그 생명을 유지할 것이다. 아리랑의 정설이 무엇이든,노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게 분명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