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제지의 대주주인 국일제지와 아람파이낸셜서비스(아람FSI)가 신호제지 경영진 교체에 나섰다.이에맞서 신호제지 엄정욱 부회장,김종곤 대표 등 현 경영진은 아람측의 공동경영을 불법적인 '기업인수·합병(M&A)'이라고 규정,우호지분을 규합하는등 이들의 경영권 행사를 무력화할 방침이어서 신호제지 경영권을 둘러싼 새주인인 국일제지측과 현 경영진과의 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경영권 행사 나선 새주인=구조조정전문(CRC)기업인 아람FSI는 최근 2대주주로 올라선 국일제지와 공동경영을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신호제지에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아람측은 국일제지와 함께 뽑은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1명,감사 1명 등에 대한 선임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충식 아람FSI 대표는 "신호제지의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더 이상 현 경영진에게 회사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신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보인 국일제지를 기업경영에 도움을 줄 전략적 투자자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소집 요청은 오는 9월 정기주총을 겨냥해 이사 선임안 통과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고 덧붙였다. ◆반격 준비 중인 현 경영진=신호제지 엄 부회장,김 대표 등 현 경영진은 아람측의 공동경영을 불법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이라고 규정,우호지분을 규합하는 등 이들의 경영권 행사를 무력화할 방침이다. 일단 신호제지측은 아람의 특수관계사인 아람구조조정1호조합 지분(13.7%)과 관련,조합원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현재 아람FSI에 위임된 의결권을 박탈할 방침이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구조조정조합은 현 경영진을 신임하는 신호제지 대리점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에 신호측 우호지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 부회장은 이 아람FSI 대표에게 빌려준 116억원에 대해 주식변제를 요구,아람FSI 지분(12.04%)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추진 중이다. ◆신호제지 누구에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람측의 지분은 구조조정조합 등 특수관계사 지분을 포함,54.2%로 신호제지 경영진의 지분(1.97%)에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신호제지측은 아람측 지분 대부분이 신호측 우호지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는 못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번 분쟁의 분수령은 다음달 열릴 정기주총이 될 전망이다. 신호제지 경영진이 주총에서 대주주의 이사 선임안을 받아들인다면 경영권 분쟁은 조기에 진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호제지 대리점 등의 구조조정조합 이탈 등으로 신호제지 경영진이 우호지분 규합에 성공,대주주의 이사 선임안을 거부할 경우 결국 표 대결로 가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