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요즘 말많은 두산그룹에서 또 사건이 터졌습니다. 어제 박용오 전 두산 회장 측은 박용성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난 99년 두산산업개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유상증자 대금의 이자를 최근까지 회사가 대납해왔다고 폭로했습니다. 형제의 난에 분식회계에 회삿돈 전용까지.. 점입가경입니다. 취재기자와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박 기자, 먼저 두산산업개발이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유상증자 대금 이자로 내준돈이 모두 얼마라고요? 기자-1> 지난 9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28억원입니다. 지금은 두산산업개발로 이름을 바꾼 두산건설은 지난 99년 12월 모두 1천2백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요. 이 때 박용성 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 28명이 모두 293억원을 은행에서 빌려 증자에 참여했습니다. 두산산업개발이 이 대출금의 이자를 꼬박꼬박 회삿돈으로 대신 납부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자는 모두 128억원입니다. 앵커-2>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지분율은 높이고 그 돈의 이자는 회사가 대신 내준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인데요. 두산그룹측은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기자-2> 두산그룹측은 유상증자 당시 청약기준일 현재 주가가 4천3백원대로 액면가인 5천원보다 낮은 상황에서 대주주들이 회사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그런 대주주들을 위해 이자 대납을 해온 것이 크게 잘못됐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실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 언론에 너무 크게 보도되고 있다”며 언론 보도에 불쾌해하다가 사태가 점점 커지자 조금은 당황한 기색입니다. 두산그룹측은 지난 5일 두산산업개발의 업무보고를 받은 박용성 회장이 이 문제점을 지시해 대주주들이 이자 대납금 128억원중 115억원을 상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상환되지 않은 13억원은 그룹에서 퇴출된 박용오 전 회장의 두 아들인 박중원 씨와 박경원 씨의 이자 대납금입니다. 앵커-3> 은행돈 빌려서 증자에 참여하고 이자는 회사가 내준다? 그러면 누구나 쉽게 회사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좀 심각한데요? 회삿돈으로 이자를 대신 낸 총수일가들은 누구누구인가요? 기자-3> 네. 두산家의 3대 오너인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2명, 그리고 4대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원자돌림의 4대 아들과 며느리 22명, 그리고 첫째달 박용언 씨 일가 4명입니다. 한겨레신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박정원 부회장이 무려 37억원을 대출받고 이자 17억7천5백만원을 회삿돈으로 대납하는 등 특히 두산 4세대 일가들이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회삿돈으로 이자를 내왔습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주부였던 며느리와 딸 등이 거의 반을 차지해 두산그룹이 유상증자의 대주주들이 참여한 것이 부채비율을 축소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지분을 늘리고 상속을 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앵커-4> 회삿돈 128억원이 빠졌는데, 원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공시를 하게 돼있는데요. 이 부분도 공시가 됐나요? 기자-4> 안됐습니다. 총수일가를 위한 유상증자 대금 이자 128억원이 회삿돈으로 빠져나갔지만 두산산업개발 측을 따로 공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빠져나간 이 돈은 사실 회사 장부에는 기재가 안됐는데요. 박용오 전 회장측은 박용성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분식회계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이자를 대납해왔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5> 최근 두산산업개발이 모두 2천797억원의 분식회계를 자진공시로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에서는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밝히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좀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5> 그렇습니다. 참여연대는 “검찰은 관련 의혹 전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하여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분식회계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금감원에 특별감리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이번에는 적극적입니다.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배임혐의가 있을 수 있다”며 “이자 대납 혐의도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의 조사가 확대되면 두산그룹 사태가 일파만파로 더 커지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6> 네.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