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문화재인 서울시청 본관이 시민들을 위한 공공시설로 개방될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10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어차피 시 청사를 새로 지으니까 일제가 지은 본청사는 시민 공공시설로 내놓으면 어떨까 검토중"이라면서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현재 본관 옆 가건물을 다 뜯어내고 새 건물을 지으면 시민들이 시청 앞뒤 광장(現 서울광장과 시청 후정)을 모두 오가게 된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현재 본관을 시민들이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 아래 의견을 수렴중인데 한두 달이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일부는 중앙청 건물처럼 본관을 뜯어내야 한다고 하는데 역사의 유물을 다 파괴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옛 중앙청 건물은 경복궁 앞에 지어진 것이어서 시청 본관과 경우가 다르며 그것은 허물기를 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광복 60주년을 맞아 본관을 태극기로 덮어 시민들 앞에 선보였다"면서 "시민들 의견을 모아 (본관을) 박물관 등으로 활용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청 청사의 신축 규모에 대해 "관청 건물을 거창하게 짓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라며 "새 청사는 검소하게 지어서 공무원들도 검소하게 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X-파일 사건'과 관련, 도청 방지 기능의 `비화(秘話)폰을 써봤느냐'는 질문에 "도청되면 나쁠 대화를 해본 일이 없다"면서 "요즘도 내 방에 와서 `여기는 마음 놓고 얘기해도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난 자유분방해서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 관련자 처리에 대해 "과거를 다 들춰서 문제 삼으면 자유로울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없다"고 전제, "진실을 밝히는 차원과는 별개로 과거의 어두웠던 경험을 새 출발의 계기로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견해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