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주가는 지난 3월 연중 최고가인 2만5500원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으며 7월 말에는 1만5000원대까지 밀렸다. 철강 경기가 악화되면서 주가도 덩달아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철강 경기가 연착륙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동국제강 주가도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주가가 1만9300원까지 올랐다. 대우증권은 이와 관련,△중국산 저가 봉형강류의 수입 감소 △원재료인 고철 및 슬래브 가격 하락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후판의 공급부족 지속 △국내 건설경기 회복 등으로 동국제강의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4~5월 t당 275~285달러에 달하던 고철 수입 가격이 지금은 22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판매가격 인하와 판매량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일정 수준의 이익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50년 만에 철강산업에서 정보기술(IT)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평가가 엇갈린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휴대폰용 키패드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유일전자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삼성SDS와 합작해 IT 전문회사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또 IT 관련 기업을 추가 인수합병(M&A)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는 IT 부문에서만 2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양기인 연구원은 "유일전자 인수로 시장의 신뢰가 하락했다"며 "동국제강이 IT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를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철강산업과 IT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검증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반면 유정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일전자는 국내 1위 휴대폰 키패드 업체로 지난해 3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우량회사"라며 "이번 인수로 연간 25억원의 배당수익과 80억원 정도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