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수시 1학기 논술고사에서 본고사형 문제가 출제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각 대학은 논술문제 유형과 입장 등을 밝히고 "실시된 논술시험은 본고사와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23일 실시한 수시1학기 수리논술 시험에서 본고사형 문제가 출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시험 뒤 실시한 자체출구조사에서 어려웠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통합교과형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많았다"며 "본고사형이라는 문제제기는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대 최은봉 입학부처장은 "실제로 문제를 낸 출제팀도 이번 수리논술이 통합교과형에 가장 근접한 모형이라는 평가를 내 놓았다"며 "난이도가 지적될 수 있지만 고교 3학년의 수학능력으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부처장은 "아직 학생 평가가 종합되지 않은 상태라 상세히 얘기할 수 없지만 일부 문제만을 가지고 본고사형 논술문제라고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논술시험에서 영어해석문제로 본고사 논란을 빚었던 서강대도 작년과 유사한 문제가 출제됐다는 일부 수험생 및 사설입시학원 문제제기에 대해 "문제유형에 변화를 줬기 때문에 이번 논술시험에 있어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학 김영수 입학처장은 "지난해 본고사유형으로 지적됐던 영어해석문제 경우 지문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보다는 지문요약이나 의미기술로 문제유형을 바꿨다"며 "현재로선 이런 유형의 문제가 논술고사로 합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논술문제에 대한 본고사 논란은 문제를 접하는 사람마다 시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유발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서강대 자체 기준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최근 논술고사를 실시한 각 대학은 논술시험의 대략적인 유형을 공개하고 시험문제가 본고사형으로 출제됐다는 일부 주장을 부인했다. 한국외대 김종덕 입학처장은 "실시된 논술고사는 통합교과형 문제라 본고사와는 거리가 멀다"며 "한글지문과 영어지문을 동시에 제시, 그에 대한 수험생의 가치관과 논리성을 물은 만큼 본고사 논란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수리논술 역시 주어진 수식을 푸는 문제가 아니라 `제논의 역설'이라는 잘 알려진 이론을 주고 이를 반박하라는 문제였다"며 "이를 본고사유형이라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중앙대 강태중 입학처장도 "본고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당초 영어지문을 제시한 문제 경우, 직역하라는 유형의 문제는 내지 않았고 제시된 지문에 대한 논리적 견해를 피력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영어지문에 고교 3년 과정을 이수한 실력으로는 알 수 없는 어휘는 모두 지문과 함께 뜻을 제시해줬다"며 "영어실력의 `상하'보다는 논리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한성일 입학처장도 "건국대는 기존 교육부 방침에 따라 출제해 본고사 논란과는 무관하다"며 "국어와 영어지문을 동시에 제시해 지문의 연관성을 묻는 문제를 출제했을 뿐 지엽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조성미 기자 ej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