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연이은 포장 두부시장 진출로 이 분야의 '터줏대감' 풀무원[017810]의 실적과 주가가 모두 흔들거리고 있다. 풀무원 주가는 지난해 9월 5만4천원대를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마침내 작년 동기대비 83%나 급감한 분기 영업이익 실적을 내놓은 지 하루만에 52주 최저가 기록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5% 이상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 마케팅 비용부담, 실적악화의 주원인 지난해 두산에 이어 올해는 CJ까지 식품분야에서 오랜 영향력을 보유해온 대기업들이 연이어 포장 두부시장에 진출, '두부전쟁'이 만만찮을 것임은 시장에도 충분히 예고돼왔다. 이에 대해 풀무원은 지난 5월 제출된 1.4분기 보고서에서 "대기업들이 포장 두부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나 시장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대기업들의 공격적 전략에 '수성'을 자신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강력한 대기업들의 공세에 풀무원의 두부 분야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점과 시장을 지키기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의 부담이 실적의 대폭 악화를 불러올 만큼 커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현대증권 정성훈 애널리스트는 "2.4분기 포장두부 시장규모는 프로모션 행사 등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지만 실질 매출성장폭은 소폭에 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쟁이 격화됐음을 지적한 뒤 "풀무원 매출의 38.5%를 차지하는 두부 매출은 4.8%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해 2.4분기 92억원이었던 마케팅 비용이 올 2.4분기에는 144억원으로 56.5%나 급증했다면서 두부류의 원가개선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2.6%로 크게 부진한 점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 증권사들 "아직 반전기미 안보여" 더욱 큰 문제는 두부전쟁의 '휴전'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보인다는 점으로 주요 증권사들은 당분간 풀무원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회색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이의섭 애널리스트는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부터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온 두산이 6월 이후 마케팅의 강도를 다소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하면서도 경쟁의 강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설사 3.4분기 경쟁의 강도가 다소 완화되더라도 '골리앗'들과 대결해야 하는 풀무원의 부담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나온다. 푸르덴셜투자증권 홍상수 애널리스트는 "3.4분기에는 경쟁 강도가 약화돼 2.4분기 대비 실적 호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형 식품업체와의 경쟁 본격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장기적인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은 하반기 이후에도 마케팅 비용부담 등으로 풀무원의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날 풀무원의 올해와 2006년 매출 전망치를 종전 대비 각각 4.1%, 7.6%씩 낮춰잡았으며 영업이익 전망치는 45.8%, 39.5%씩 대폭 하향 조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