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데뷔한 3인조 혼성그룹 쿨(김성수, 이재훈, 유리)이 눈물 속에서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쿨은 2일 오후 4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세 멤버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해체 및 개별 활동에 대한 향후 일정을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설 때부터 눈물을 흘린 듯 상기된 표정의 세 멤버는 일체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글을 순서대로 읽어내려갔다. 팀의 맏형인 김성수는 "해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다"며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헤어지는 모습을 준비해야 함을 깨달았다. 쿨의 김성수로 지내온 내게 낯설음과 어색함이 찾아올 것이다. 한 순간 향기를 내는 장미보다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선인장처럼 변함없는 김성수가 되겠다"고 했다. 이어 유리는 "20살 꼬맹이 시절 연예인을 좋아하던 차현옥이라는 아이에서 유리라는 예쁜 이름을 선물받고 유리의 삶을 시작한 지 10년이다"며 "셋이 서로 서운한 적, 화난적, 싸운 적도 있었지만 소주 한잔씩 하며 이야기 나누던 지난 날이 그립고 소중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무엇이든 영원할 순 없지만 쿨이란 이름과 음악은 영원하길 바란다. 이제 쿨의 유리가 아닌 유리로서 인사드리겠다"고 울먹였다. 이재훈 또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밀려드는 듯했다. 그는 "여러분과 함께 쿨이라는 종점없는 순환버스를 타고 열심히 달려왔다. 이제는 그 길에서 쉬려한다. 우린 내렸지만 이제 여러분이 주인이다. 이 버스를 버리지 말아달라. 지금의 쿨의 모습보다 더 멋진 모습은 없을 것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으로 세 사람은 개별 활동에 돌입한다. 쿨의 소속사인 스카이엔터테인먼트는 "가수 활동을 이어갈 이재훈은 현재 프로듀싱 중인 CCM 음반 작업을 비롯해, CCM 봉사 활동도 겸한다. 유리는 방송 활동과 라디오 DJ로 변신하며, 김성수는 방송 활동과 연기자로 거듭날 것이다"고 밝혔다. 작년 7월 9집 발표 후 멤버간의 불화와 해체설에 시달리며 방송, 언론 등 음반 활동을 일체 하지 않았던 쿨은 이 자리를 통해 최장수 혼성그룹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4인조 혼성그룹으로 출발한 쿨은 95년 2집부터 최준명, 유채영이 빠지고 유리가 여성 보컬로 투입되면서 3인조로 라인업을 구축, 히트곡 '해변의 여인', 'Jumpo Mambo', '해석남녀', '슬퍼지려 하기 전에' 등 수많은 인기곡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쿨의 마지막 음반이 된 10집 '이 여름 Summer'를 선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