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눈앞에 다가온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재계와 스포츠계에 따르면 현재 IJF 회장인 박 회장은 9월초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IJF 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IOC 위원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낙선하면 IOC 위원직을 자동으로 잃게 된다. IJF 등 국제경기단체장이 되면 자동으로 IOC 위원 자격이 주어지며 박 회장은 IJF 회장 자격으로 IOC 위원직을 맡고 있다. 9월 8-11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번 IJF 회장 선거에는 박 회장외에 유럽유도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루마니아 출신의 비저 마리우스도 출마를 선언,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1995년 9월 유도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의 가노 유키미스 아시아유도연맹 회장 등을 따돌리고 IJF 수장에 오른 박 회장은 2001년 7월 재선후 컬러 유도복 도입 등으로 유도의 인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3선이 유력시됐으나 최근 불거진 두산그룹 `형제의 난'으로 3선 가도에 작은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박 회장은 친형인 박용오 전 회장에 의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진정까지 당한 상태여서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회장측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사실무근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재계와 스포츠계에서는 검찰조사에서 박 회장이 행여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 공금유용 등 혐의로 구속돼 IOC 위원직을 박탈당한 김운용씨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씨의 IOC 위원직 박탈로 우리나라는 현재 박 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 등 2명의 IOC 위원만 보유하고 있어 만약 박 회장이 IJF 회장 선거에서 패해 IOC 위원직을 상실할 경우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상대편 후보 진영이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문제삼을 경우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