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수 <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 얼마 전 가족과 함께 휴가 겸해서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을 찾았다. 당시는 장마가 한창이어서 비가 오락가락했는데도 머드축제 장소에는 우리 피서객과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머드 축제가 지난 1학기 경영학원론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주 언급한 블루오션 전략의 전형적인 예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블루오션 전략의 요지는 경쟁자들이 우글거리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레드오션)에서 탈피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블루오션)을 창출,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다. 그간 서해안의 해수욕장은 동해안과 남해안에 비해 각광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피서객 사이에는 서해안의 바닷물이 동해안이나 남해안에 비해 깨끗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깊이 자리잡았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불리한 여건이던 대천해수욕장이 성공적인 글로벌 문화축제로 성장한 머드축제로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보령 머드축제를 통해 올해 250만명 이상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하니 분명 머드축제는 여러 비슷한 지역 문화축제의 차별적 성공을 위해 고민하는 관계자들에게 좋은 벤치마킹 대상일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블루오션군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필요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 입장에서 효용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효용성은 고객이 얻은 효용과 고객이 희생한 것의 차이를 말한다. 머드축제는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놀거리가 준비돼 있다. 주간에는 머드탕,머드슬라이딩,머드 보디 페인팅,해변 셀프 마사지 등을 마련해 고객들을 축제마당으로 유인했다. 야간에는 머드미스터선발대회,해외 5개국의 불꽃 경연대회 등이 있었다. 이런 이벤트와 공연을 체험한 고객들은 머드,즉 진흙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가장 가까운 것이며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의 대상으로 가치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었다. 둘째 블루오션 전략이 되기 위해 고객 입장에서 지갑을 열 수 있는 적당한 가격이어야 한다. 기업 내부적으로 보면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이 투입 원가보다 커야 한다. 각 부스와 안내소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은 활기차 보였으며 귀찮은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행사마다 시스템적으로 잘 진행되는 것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령 머드축제는 지역 문화축제의 성공 모델이다. 셋째 비용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축제장은 편리한 교통으로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교통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민박과 콘도 등이 잘 갖춰져 피서철 다른 지역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상인이나 업소 주인들의 호객행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무덥고 지치기 쉬운 여름.보령 머드축제를 추억 삼아 더위를 블루오션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