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두산, 기업지배구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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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검찰의 두산그룹 수사가 본격화됐습니다. 박용오 전 회장이 폭로한 비자금의 진위 여부에 따라 두산그룹의 경영권 위기가 불거질 수도 있는데요. 시민단체 등은 이번 두산그룹 사태가 밀실 경영의 기업지배구조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박 기자, 두산그룹 비자금 문제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고요?
기자-1> 그렇습니다. 검찰은 어제 두산그룹의 비자금 문제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했습니다. 통상 경제 문제는 특수부가 주로 맡는데요. 검찰은 진정서에 구체적인 내용이 적어 1차적으로 조사부에 배당했다면서 향후 특수부가 재배당할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어제 박용오 전 회장이 비자금에 조성에 관여했다고 밝힌 전현직 두산그룹 관계자 5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은 출금금지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빠르면 오늘쯤 진정서를 제출한 박용오 전 회장의 측근인 손 모 두산산업개발 상무를 시작으로 두산그룹 비자금에 대해 조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앵커-2> 현재 두산그룹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경영공백 위기가 오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2> 아직 특별한 조짐은 없습니다.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어 주로 그쪽으로 출근했는데요. 요즘은 이번 진정서 파문을 비롯해 그룹 일이 많아져서 오전에는 대한상의로 출근했다가 오후에는 두산타워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그룹 실무를 챙기기보다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더 중점을 두는 것 같고요. 그동안 그룹의 실무를 챙겨온 박용만 부회장의 경우는 특별한 변화없이 회사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이 일인만큼 일정에 다소 차질이 있는데요. 박용성 부회장의 경우 시리아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일로 취소됐습니다.
어제 뉴스에서 8월 1일로 예정돼 있던 그룹 109주년 출범식과 박용성 회장 취임식이 연기됐고 그리고 7월로 예정돼 있던 두산그룹의 경영이념인 ‘두산WAY’ 선포식이 내년으로 미뤄졌다고 나왔는데요. 두산측은 지금까지 100주년을 제외하고는 그룹 출범식을 하지 않았으며 회장 취임식도 따로 예정돼 있지 않았다며 이번 일로 미뤄지거나 연기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두산웨이 선포식의 경우는 준비가 미흡해 원래 지난달부터 10월께 미뤄졌었는데요. 이번에 다시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두산그룹측은 각 계열사들은 CEO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회장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혹시나 있을 파장인데요. 전 그룹 회장이었던 박용오 회장이 폭로한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두산그룹 수뇌부의 경영권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앵커-3> 사실 이번 일을 지켜본 국민들의 반응은 ‘형제의 난’이다 ‘피보다 돈이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 재벌들의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원인이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기자-3>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 시민단체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INT 권영준 경희대 교수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
“검찰에 투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두산그룹 존폐의 위기를 불러올 대형사고다. 따라서 기업지배구조가 밀실에서 경영권을 승계하는 이런 문제가 결국엔 기업의 존망을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의 단초가 됐다”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의결권 지분은 모두 5% 밖에 안되는데요. 이를 계열사 순환출자 등을 통해 57%의 의결권을 행사해왔습니다.
참여연대도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이번 분쟁은 단순히 형제간의 ‘진흙탕 싸움’이라기 보다는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무시한 채 총수일가가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나눠갖는 재벌체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4> 박성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