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테이블에 '투싼' 주세요."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위치한 서울 계동 현대사옥 인근 식당에는 이런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투싼'이란 두산의 '산' 소주 2병을 지칭하는 용어로,지난 4월 국내영업본부에서 쓰기 시작한 뒤 일선 판매조직과 서울 양재동 본사로 퍼지고 있다. 박정주 현대차 대리는 "'투싼을 달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하던 계동사옥 근처 음식점 점원들도 이제는 주문과 동시에 산소주 2병을 갖다줄 정도로 익숙해져 있다"며 "주변 손님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상당한 홍보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임직원들이 이처럼 기발한 용어를 만들게 된 배경은 투싼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데서 비롯됐다.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를 누르기 위해선 '투싼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에 만들었다는 얘기다. 실제 한달에 3000대 정도 팔리고 있는 투싼은 현대차가 생산하는 차량 중 유일하게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다. 스포티지보다 5개월 정도 빠른 작년 3월 판매됐지만 누적 판매량(5만여대)은 오히려 1만대 가량 뒤진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은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조사기관인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99점을 받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은 차"라며 "다양한 할인 혜택 등 '투싼 띄우기'에 적극 나서 '전차종 판매 1위'라는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