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21일 환율제도를 변경,미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 가치를 2.1% 전격 절상했다. 국제 금융전문가들은 2.1% 절상폭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한 뒤 단계적 절상을 위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10% 절상' 위한 신호탄 중국은 1994년 이후 위안화가치를 달러당 8.28위안 수준에서 묶어왔으나,그동안의 고도성장과 막대하게 누적시켜온 무역흑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달러당 최대 6.9위안까지 절상돼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신호탄으로 위안화를 단계적으로 10% 이상 절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선 주요 통화를 대상으로 바스켓제도를 운영하며 점차 평가 절상폭을 확대한 뒤 완전 변동환율제로 나아갈 것이란 얘기다. 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 절상폭은 시장에서 최소한도로 기대했던 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중국이 페그제 폐지를 통해 향후 환율 운용에서 시장상황을 일정부분 반영해나가기로 한 만큼 안정적인 후속 절상을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 위원은 "중국 정부가 이번에 전격적으로 절상을 단행한 것은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가 컨트롤하기 힘들 정도로 컸기 때문"이라며 "특히 외환보유액이 올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외환준비에 대한 자신감도 그만큼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국제화 수순 본격 밟나 이번 위안화 절상은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의 양강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위안화 위상제고에 국제금융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달러의 단극(單極)체제에서 위안화 절상에 따라 양대 경제축에 맞춰 통화체제도 미달러와 위안화 간의 양대 중심 통화체제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계기로 아시아권에서 꿈꿔온 팩스 시니카(Paxcinica)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강하다. 아울러 대만과 중국 본토를 잇는 중화경제권 뿐 아니라 화인(화교계)자본을 바탕으로 한 화인 경제권 형성도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여러 국제기구에서 중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G8(선진 8개국)에 버금가는 자격을 갖춘 회원국으로 각종 국제기구에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결국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계기로 미국에 대응할수 있는 중국 중심의 경제체제를 빠르게 구축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한상춘 전문위원·김동윤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