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 두번째 출전하는 위성미(15.미셸 위)는 올해도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등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위성미와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짱' 미야자토 아이(19), 그리고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폴라 크리머(19.미국) 등 '10대 스타' 3명을 같은 조로 묶었고 이들 3명을 따르는 관중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못지 않았다. 한편 위성미는 첫날을 3오버파 75타로 마친 뒤 "그린이 미묘하고 까다롭다. 여러 차례 버디 찬스를 놓쳤다"면서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완벽에서 한 걸음 정도 떨어졌을 뿐"이라고 자평. 위성미는 대회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는 "러프가 길고 그린이 다소 느려진 것 같다"면서 "작년에는 그린을 잘 읽지 못했지만 코스가 익숙해졌다"고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결과는 작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셈. =일본 언론 대규모 취재진 파견= 0...일본 취재진 20여명이 미야자토를 취재하기 위해 대회장으로 몰려들어 일본에서의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일본 기자들은 첫날 라운드를 마치고 나오는 미야자토를 프레스룸 앞으로 불러다 둘러싸고 열띤 질문 공세를 벌였다. 지난 2003년 프로에 데뷔해 일본 국내 투어에서 8차례 우승한 미야자토는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제1회 여자월드컵골프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당시에도 미야자토를 취재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취재진을 파견했다고. 이번 대회에도 한국선수는 11명이 출전한 반면 일본 선수는 미야자토 한명 뿐이었다. 한편 한 한국인 갤러리는 "우리 선수들이 몇년간 계속 참가하고 있고 숫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 취재진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 키 154㎝로 '슈퍼땅콩' 김미현(28.KTF), '울트라슈퍼땅콩' 장정(25)과 체격이 비슷한 미야자토는 겸손하고 붙임성이 많아 한국 여자 골퍼들과는 대부분 친하게 지낸다고. =대회 전 우박 쏟아져 소동= 0...대회 이틀전 지난 18일 골프공 크기의 우박이 쏟아져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연습 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은 갑자기 먹구름이 뒤덮히는 가운데 엄청난 크기의 우박이 쏟아지는 바람에 긴급 대피했다고 전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웬디 둘란(호주)은 당시 호텔 커피숍에 머물다 그린에 쏟아지는 우박을 보았다면서 플로리다의 집에서 여러 차례 돌풍과 허리케인을 목격했지만 이번의 우박은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고 술회. 장정의 부친 장석중씨는 마침 연습을 마친 딸과 함께 호텔로 귀가하다가 우박을 만났다면서 세찬 우박이 차창을 심하게 때리는데다 도로 중간에 물이 무릎까지 차있어 한때 당황했었다고 소개. 그는 미국의 골프장은 기상상황을 민첩하게 파악해 경보를 울리지만 이곳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불만을 표시. 한편 우박의 충격으로 인해 나무가 뿌리채 뽑혀 쓰러지는가 하면 4만 포기의 화초들이 쓰러졌다는 것. 또 그린과 페어웨이에도 우박이 녹지 않고 쌓여 200여명을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제설용 스팀 롤러로 그린과 페어웨이의 우박을 녹여 말끔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으나 대회 당일에도 코스 주변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간혹 눈에 띄었다. 주최측은 복구 작업을 통해 그린의 상태는 원상을 회복했다고 말했으며 대부분의 선수들도 그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의견. =첫날 화창한 날씨...관중은 많지 않아= 0...대회 첫날은 언제 우박이 왔느냐는 듯 예년 여름 기온을 보였다. 오전은 17℃로 선선했으나 오후에 들어서는 26℃까지 치솟아 이곳에 모여든 갤러리들을 지치게 했다. 에비앙마스터스는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활약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 78명이 대거 출전하는데다 코스 자체가 흰 눈을 머리에 인 알프스 연봉을 배경으로 레망 호수를 옆에 끼고 있는 화려한 경관이 자랑거리. 올해 12회째로 비록 연륜은 짧지만 US오픈 다음으로 비중이 큰 대회로 부상했다면서 전세계 120개국, 100개 TV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다른 유럽투어에 비해서는 갤러리의 숫자가 현저히 떨어져 프랑스인들의 골프에 대한 저조한 관심을 반영했다. 1라운드여서인지 프랑스 인근은 물론 스위스 제네바에 거주하는 한국교민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별로는 한국 선수가 가장 큰 규모이지만 골프장내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가 걸려 있지 않은 것도 논란 거리. 일본은 미야자토 혼자 출전했지만 국기 게양대에는 일장기가 버젓이 걸려 있었다. (에비앙레뱅=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