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노동계 夏鬪 국민들은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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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심상치 않다. 아시아나의 일부 항공편 결항으로 국민 불편이 가시화되고 있는 터에 대한항공 노조마저 '간부파업'이니 '준법 투쟁'이니 하고 있어 항공대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양대 노총의 20일 집회와 맞물려 병원노조 금속노조 등 일부 산별노조와 단위사업장들도 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행객이나 환자 등 국민을 볼모로 벌어지는 줄파업은 어떤 명분도 설득력도 갖지 못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등 급여나 복지수준이 다른 직종에 비해 월등히 좋은 조종사들이 승객이 폭주하는 휴가철에 파업을 벌이는 것을 어느 국민인들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항공사 노조측은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투쟁의 핵심 쟁점이 임금인상이 아니라 안전운항에 필요한 비행시간 단축과 휴식시간 확대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런 내용들이 파업까지 해야 할 만큼 절박한 사안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파업 하루만에 휴가를 망친 사람들의 원성(怨聲)이 나오고 일부 수출물량 선적(船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국제선까지 결항되면 국가 신인도마저 추락해 개별 항공사의 피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노조측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게다가 지금 우리 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목표치를 3.8%로 낮췄지만 고유가 등 국내외 경제여건을 보면 그나마도 달성이 쉽지않을 정도로 불황의 골이 깊다. 90년대 일본 같은 장기불황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조가 제몫만 챙기려는 투쟁을 일삼는다면 절박한 과제인 경기회복과 그로 인한 일자리 늘리기는 아예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동계는 근로자의 권익이 신장되려면 먼저 경제가 회복되고 기업이 살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사 대립이 장기화되면 골탕 먹는 것은 결국 근로자들일 뿐이다. 파업 노조들은 지금 일자리가 없어 파업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현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배부른' 노조의 명분도 설득력도 없는 파업은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다. 노조의 불법적인 투쟁에 대해서는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