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개발도상국 시장 개척에 나서 약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제프 이멜트 GE 회장이 지난 2001년 9월 취임한 이후 개도국의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상품을 집중 마케팅하고 이를 지원하는 조직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GE는 실적이 크게 개선돼 잭 웰치 전 회장의 퇴임으로 우려됐던 지도력 공백을 극복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실제 GE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416억5000만달러에 달했으며,순이익도 37억5000만달러로 무려 24% 늘었다. 기업 분석가들은 "세금 부담이 늘어나고 고유가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GE는 전 사업부에서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GE는 항공기나 철도 제작회사,병원 등 기존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에만 치중할 경우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개도국에 눈을 돌렸다. GE는 특히 중국,인도,베트남,아랍에미리트 같은 국가의 전력이나 철도,항공운송,상수도,보건,금융 분야에서 거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작년 GE의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47%를 넘어섰다. 특히 개도국 매출액은 전체의 15%(약 250억달러)를 차지했으며 2010년에는 현재보다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E는 개도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업체의 기술발전을 지원하면서 자사 매출도 올리는'윈윈'모델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와 철도의 엔진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는 부품을 중국과 인도,러시아로 가져가서 현지 업체에 조립을 맡기는 사업모델이 대표적이다. GE는 이 같은 사업방식을 통해 내년 중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GE는 또 항공기 엔진이나 발전소 설비 등을 개도국에 팔면서 관련 금융상품까지 함께 판매하는 영업방식을 지원하기 위해 GE캐피털의 조직을 개편했다. 이에 따라 두 부문의 판매담당 임원은 1명으로 통합됐다. 이와 함께 중국이 환경친화적 고효율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8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인 점을 겨냥,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GE는 개도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과정에서 구형 항공기 엔진을 러시아에 내다 팔고,저가 엑스레이는 인도에 수출하는 등 이미 선진국에서 수요가 사라진 제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딘 드레이는 "개도국은 향후 5~10년 동안 GE의 두자릿수 성장을 보장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