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사측과 단체협약 갱신 교섭에 진전이 없어 17일 정오부터 파업에 돌입해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 불편과 공항운영 차질 등 큰 혼란이 예상된다.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17일 "노조가 판단한 14개 핵심 쟁점 등 78개 미합의 사항에 대해 16일 밤까지 사측과 협상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의 수정 제안이 없을 경우 무기한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임무 수행을 위한 이동시간을 연간 총비행시간(1천시간)에 포함하고 수당 지급 △정년 만 58세(이후 2년간 위촉해 만 60세까지 고용) 보장 △조종사들의 승격ㆍ징계 등을 논의하는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 의결권 부여 등 14개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일괄 타결이 되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 중 상당수가 회사의 인사ㆍ경영권을 침 해하고 근로조건 개선 요구도 사회적인 정서나 사내 일반 직원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주장이 많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노조의 요구 중 △외국인 조종사 채용 동결 및 신규채용시 노조 동의 △비행임무 전 약물 및 음주 검사 중단 △승격시 영어시험(토익 630점 이상) 조건 폐지 △노조간부 징계시 노조 동의 등은 일반 직원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회사측은 전날 협상에서 노조에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국민들께 적지않은 불편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의 주장이 옳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은 교섭 결렬에도 불구, 향후 협상에는 언제든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여건 변화에 따라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정오부터 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지만 첫날은 항공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비노조원 310명과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노조원 150여명을 투입해 당초 예정된 국내선 159편, 국제선 117편 등 288편의 항공편 운항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예정됐던 국제선 42편, 국내선 56편의 운항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파업이 2∼3일 계속되면 조종사 부족 상황이 발생, 항공 운항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회사측은 "조종사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도 이틀 정도는 큰 차질없이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국내선을 우선 줄인 뒤 화물기-국제선 중 장거리ㆍ비수익 노선 위주로 운항편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