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태아들이 수은과 살충제, 가솔린 부산물 등 화학물질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14일 공개됐다. 환경단체인 '환경실무그룹'(EWG)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9월 미국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10명의 제대혈 샘플을 조사한 결과 평균 287가지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화학물질 중에는 화력발전소와 산업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메틸수은과 가솔린,쓰레기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방화(防火)재에 쓰이는 PBDDㆍPBDE, DDT나 클로르단 같은 살충물질이 포함돼 있었다. 보고서는 "제대혈에서 검출된 287가지 화학물질 중 180가지 물질은 인간이나 동물에 암을 일으키며 217가지 물질은 뇌와 신경계에 유독하다"며 "선천성 결손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208가지나 된다"고 말했다.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루이즈 슬로터 민주당 뉴욕주 상원의원은 "이 10명의 신생아들은 말 그대로 오염된 채 태어났다"면서 이번에 검출된 화학물질들은 미국의 오염 관련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슬로터 의원은 자신도 혈액검사를 받았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수십년전 금지된 폴리염화폐비닐(PCBs)과 테플론(프라이팬 코팅재)같은 화학물질이 매일 내 필수 장기를 통해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환경 내 화학물질 규제 강화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