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한달여전에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아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건강 악화로 15일 오전 9시10분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대우사태를 책임지겠다며 지난달 14일 새벽 5년8개월 만에 입국했던 김씨가 건강 문제 때문에 외부병원에 입원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심장질환과 장폐색증 등에 대한 검진 및 치료를 위해 외래진료가 필요하다는 서울구치소 의무과장의 판단에 따라 오늘 오전 김씨를 외부병원에 입원치료토록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김씨의 외래진료가 일각의 우려처럼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이 기간 김씨에 대한 조사는 잠정 중단하되 각종 의혹에 대한 기초 및 보강조사와 당시 대우그룹 경영진 등을 상대로 한 수사는 예정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의 입원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필요할 경우 출장조사 등을 통해서라도 대우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검찰은 김씨 귀국 직후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환유출 등 수배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 이달 1일 김씨를 구속기소한 뒤 이후 정ㆍ관계 로비, 출국배경, 비자금 조성 및 재산은닉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해 왔다.


하지만 김씨는 지병인 심장질환과 장폐색증에다 어지럼증까지 겹치면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는 등 기력이 쇠약해졌고 조사가 진행된 한 달 간 건강상태 악화로 두 차례나 조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 이달 2일 아주대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김씨의 심장 3개 동맥 중 2개 동맥이 막혔고 심실 1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위와 뇌에도 이상징후가 있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4일 평소보다 이른 오후 4시30분께 검찰 조사를 끝내고 서울구치소에 돌아가 입원치료가 필요한지 검진받았으며 15일 오전 8시30분께 세브란스병원에서 보낸 응급차를 타고 구치소를 출발해 오전 9시10분께 병원에 도착했다.


환자복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왼팔로 눈 부위를 가린 채 구급차에 실려온 김씨는 침상에 누운 상태로 취재진이 질문할 틈도 없이 병원 직원들에 의해 응급실 입구를 통과,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 20층 입원실로 옮겨졌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상희 양정우 기자 jbryoo@yna.co.kr lilygardener@yna.co.kr ej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