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내 땅'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5년만에 골프 성지(聖地)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천279야드)에서 열린 제134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730만달러) 첫날 맹타를 휘둘러 두번째 우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부터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2000년 이곳에서 열렸던 제129회 대회에서 브리티시오픈 첫 우승컵을 안았던 우즈는 당시 1라운드보다 오히려 1타를 더 줄이면서 15일 0시 현재 단독 선두로 나서 두번째 정상 제패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2000년 우즈에게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은 19언더파 269타를 허용한 뒤 절치부심, 코스를 더욱 까다롭게 고쳤지만 첫날부터 우즈에게 맥없이 무너졌다. 평균 비거리 339.5야드의 무시무시한 장타를 폭발시키면서도 드라이브샷이 단 3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정확도까지 보탠 우즈는 컴퓨터 퍼팅마저 살아나 새롭게 무장한 올드코스를 마음껏 요리했다. 그린을 놓친 홀도 고작 4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두차례는 파로 막아냈다. 2000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라면 72홀 동안 단 한차례도 벙커샷을 않았던 우즈가 이날만 3차례 벙커에 볼을 빠트렸고 벙커를 거친 2개홀에서 2타를 잃은 것. 티샷을 페어웨이벙커에 집어넣은 13번홀(파4)과 두번째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진 16번홀(파4)에서 우즈는 1타씩을 잃었다. 그러나 우즈는 4번홀(파4)에서 7.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이날 첫 버디를 뽑아낸 뒤 곧바로 5번홀(파5)에서 가볍게 1타를 더 줄였고 7번홀(파4)도 버디로 마무리,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특히 우즈는 9번홀(파4), 10번홀(파4), 11번홀(파3)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터트려 일찌감치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우즈는 "벙커를 완벽하게 피해가지는 못했지만 66타는 아주 만족스러운 스코어"라며 "이곳에서 두번째 우승을 하고 싶고 또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뭇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잉글랜드의 신예 루크 도널드와 2차례 US오픈을 제패한 레티프 구센(남아공),그리고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피터 로나드(호주) 등이 4언더파 68타를 쳐 우즈에 2타 뒤진 공동2위 그룹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 팬들의 관심은 우즈의 맹타에 앞서 '마지막 출전'일지도 모르는 '황금곰' 잭 니클로스(미국)에 먼저 쏠렸다. 역대 챔피언에게 부여하는 자동출전권이 올해로 만료되는 니클로스는 1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2.4m에 붙여 버디로 장식, 따르던 수많은 갤러리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난 62년 로열트룬에서 브리티시오픈에 데뷔했던 니클로스는 올해까지 38차례나 이 대회에 출전해 3차례 우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 더구나 니클로스는 3차레 우승 가운데 70년과 78년 두차례를 이곳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일궈냈다. 니클로스는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엮어 3오버파 75타로 첫날을 마무리, 하위권으로 처졌다. 올해 세번째 출전하는 허석호(32)는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뽑아냈지만 보기가 5개나 나오는 바람에 1오버파 73타로 중위권 성적에 그쳤다. 첫 출전하는 양용은(33.카스코)은 버디 1개에 보기 5개를 곁들여 4오버파 76타로 100위 밖으로 밀려나 메이저대회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경주(35.나이키)는 0시 현재 4번홀까지 이븐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선수들은 1라운드 도중 영국 전역에서 치러진 런던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동참했다. 선수들은 대회조직위원회가 사이렌을 울리자 샷을 멈추고 일제히 모자를 벗은 채 머리를 숙여 테러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클럽하우스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