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의 연구지원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상원도 12일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들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로드 블레이고예비치 일리노이주(州) 주지사는 이날 줄기세포 연구에 1천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주는 뉴저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등에 이어 4개로 늘어났다.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과학자들중 대부분은 지난 5월 하원이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원의 법안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1년8월 부과한 인간 줄기세포 연구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구체적으로 하원의 법안은 시험관 수정 과정에서 남은 인간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 의학적 연구를 하는 데 대한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행정부의 정책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과학자들은 그런 연구가 암과 알츠하이머병 등 불치명을 치료하는데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세포생물학협회(ASCB)의 조지 데일리는 "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의약품 개발연구에 사용되고 중요한 새 세포 요법의 기반이 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데일리는 이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은 우리 연구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내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 만만찮은 반대에 부딪혀 있는 부시 대통령은 만일 줄기세포 연구 제한 완화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그의 서명을 위해 백악관으로 온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과 일부 보수인사들은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것이 생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배아를 파괴하기 때문에 낙태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현재 상원에는 민주당의 톰 하킨(아이오와) 의원과 공화당의 앨런 스팩터(펜실베이니아)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줄기세포 연구제한 완화법안이 상정돼 있다.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동조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3일 이상 된 배아를 사용하는 대신 이틀된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떼어내 연구하는 법안 등 이른바 "윤리적인 대체법안"들을 3-4개 상정했다. 이같은 법안의 주창자들은 초기단계의 배아를 이용할 경우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줄기세포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킨 의원은 우선 하킨-스펙터 법안을 통과시킨 뒤 이 법안들을 통과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는 "나는 이 모든 대체적인 법안들에 찬성한다. .그 법안들을 계속 추구하자"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미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체법안의) 방법이 백악관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 단 한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그들은 그 법안을 이용해 하원에서 양당의 압도적인 다수가 찬성해 통과시킨 줄기세포법안에 패배를 안겨주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대체법안들은 과학 저널에 발표된 적도 없고 실험용 생쥐들에만 시험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레이고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1천만달러를 줄기세포 연구에 지원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미 앞으로 10년간 줄기세포 연구에 3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같은 주정부 차원의 결정은 부시 행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 제한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블레이고예비치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연방정부가 줄기세포 연구로 나타날 의학적 진보를 막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제 주(州)들에 달려있다"면서 "우리는 시민들이 (불치병으로부터의) 구원이 가능할 지도 모르는데 그들이 고통받게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