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1일 의회에서 실시된 신임투표에서 불신임됐다. 슈뢰더 총리는 이번 신임투표에서 자신이 소속한 집권 사회민주당(SPD) 의원들에게 기권을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신임안 통과에 필요한 301표에 훨씬 못 미치는 151표를 받아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은 21일 안에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동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동의하면 총선은 60일 안에 실시된다. 독일 정가에서는 오는 9월18일께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신임투표는 지난 5월 SPD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뒤 조기 총선 추진 의사를 밝혀 온 슈뢰더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슈뢰더 총리는 경기 침체와 11차례 연속 SPD의 지방선거 패배로 인기도가 크게 떨어지자 신임투표에서 불신임당한 후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받고 싶다고 밝혀 왔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당인 기독민주연합(CDU)의 지지도는 44%로 SPD(24%)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 슈뢰더 총리의 재집권은 어려워 보인다. CDU는 이미 안겔라 메르켈 총재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CDU가 9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메르켈 총재는 독일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된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