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0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충분히 공감(共感)을 자아내는 발언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해 주는 대신 일정 연령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임금을 줄여나가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금피크제는 잘만 운용하면 노사(勞使) 모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중장년 근로자 입장에서는 명예퇴직 등의 형태로 어쩔 수 없이 물러나게 되는 사태를 막아 사실상의 정년을 연장해주는 효과가 있고 회사 입장에서도 인건비 부담이 완화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본격 도입되면 일자리 나누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신규채용도 늘어나 심각한 실업문제를 완화시켜 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사회가 진전되면서 중장년층 이상 인력활용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높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금융권은 물론 대한전선 대우조선 등의 제조업체,부산교통공단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같은 공공부문에서도 잇따라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특히 신용보증기금 등 앞장서 이 제도를 채택한 기업들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돼가고 있는 만큼 더욱 기대가 크다. 정부 차원에서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요 산업별 또는 직군별로 표준(標準) 모델을 개발해 적극적인 보급에 나서는 한편 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나 근로자들에 대해선 세제나 금융 등 각종 지원책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