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 코리아리서치 회장 · yjpark@research-int.co.kr > 며칠 무더운 날씨로 고생하는가 싶더니 금세 장마가 찾아왔다.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생각하면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땅을 흠뻑 적셔줘 가을걷이 농사를 돕는 생태적 기능을 생각하면 오히려 고마운 섭리다. 장마 기간이면 으레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우산을 들고 나가야 할지,길이 막히지는 않을지,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그런데 일기예보가 빗나갈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 일기예보는 50%다,70%다 하는 식으로 예측률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리서치업계 종사자들도 예측과 무관한 직업은 아니다. 주요 선거 때마다 결과가 집계되기 전 소위 선거 예측 조사란 이름으로 당선자를 예상하기도 하고 기업들이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수요 예측 조사를 위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굳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할 필요도 없이 요즘 우리 사회는 예측이란 이름으로 회자되는 온갖 정보에 노출돼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깝게는 축구 야구와 같은 스포츠 경기 복권 당첨을 위해 이 분야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하며,넓게는 한국은행 또는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주식시장 예측 정보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 정보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즉 현재의 여러 정보를 취합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기준 또는 공식에 대입하고 산출된 결과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로 예측이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점을 친다거나,사주를 보는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미래보다 사회 전체적 수준의 예측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정치와 경제,사회의 변화가 개인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살기 어렵고 미래가 불안하다고 많은 이가 얘기한다. 사실이다. 그래서 온갖 예측이 더 난무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정보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취합해 나름의 기준에 맞춰 미래를 예측해보는 것도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장마철이다. 상대적으로 실내활동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잠시 시간을 내 자신의 미래를 예견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