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마케팅과 글로벌 생산 체제 가동.' 현대자동차가 세운 하반기 경영전략의 화두다. 현대차는 내수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하반기에 미국 유럽 중국 등 전략지역에 신차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가동에 들어간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최근 생산 능력이 두 배로 늘어난 중국 베이징현대차의 가동률도 높여 해외 판매를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 한해 372만9000대(기아차 포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신차로 바람몰이 상반기 '히트상품'인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의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하반기에도 잇따라 고성능의 신차와 개량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이달에는 배기량 1500cc의 클릭 개조차(차명 뉴클릭)가 출시된다. 개조차라기보다는 신차 수준으로 외관이 대폭 개선됐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8월에는 베르나 후속모델(프로젝트명 MC)이 가솔린과 디젤모델로 연달아 첫선을 보인다. MC는 커튼 에어백이 옵션으로 장착되는 등 구모델에 비해 다양한 옵션을 갖춘 게 특징.이어 10월에는 배기량 2200cc급의 싼타페 후속모델(프로젝트명 CM)이 시판된다. 기존 싼타페보다 배기량이 200cc 늘어났을 뿐인데 파워는 훨씬 세졌다. 12월에는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의 디젤 모델(2000cc급)이 판매에 들어간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차 바람을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유럽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클릭 개조차를 7월에 유럽 등지로 수출할 예정이다. 베르나 후속인 MC도 하반기에 미국,내년 초 유럽에 각각 수출할 계획이다. 싼타페 후속인 CM도 하반기에 유럽에 출시한다. 지난 5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대형 세단 그랜저는 올 하반기에 유럽,내년 초 미국시장에 각각 진출해 해외 중대형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붙는다. ◆수출이 효자 올 1~5월 현대차의 수출 실적은 78만8000대(KD포함).지난해 같은 기간(73만5000대)과 비교하면 7.2% 늘었다. 올 수출 목표치(193만7000대)의 40% 수준이다. 올 들어 5월까지의 내수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내수부진 여파로 수출이 전체 실적(판매대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세계 곳곳에 신차를 투입,수출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5월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 현지 공장 준공식을 통해 '쏘나타 Made In USA'를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면서 "원화절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한때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원가 절감 및 품질개선 노력으로 올해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생산체제 본격 가동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가동과 베이징현대차의 증설을 계기로 글로벌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해외 공장의 생산·판매 기록을 지속시킨다는 구상이다. 실제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올 1~5월 해외공장 생산·판매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7%나 증가했다. 해외 실적 호조는 중국 인도 터키 등 각 지역에서 사상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덕분이다. 베이징현대는 올해 EF쏘나타와 아반떼 2개 차종만으로 해외 유명 메이커를 제치고 1~5월 누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지난 5월 베이징현대차 생산라인 증설을 마치고 연 30만대 체제를 갖췄다. 최근에는 신개념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투싼도 현지 생산과 판매에 들어가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둥펑위에다기아차도 이달 초 연산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가는 등 중국사업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