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 판매가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지난달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제조업체의 3·4분기 BSI(경기실사지수) 전망이 전분기보다 악화되고 중소 제조업의 업황 전망 건강도 지수가 떨어지는 등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경기 관련 지표가 하반기 들어 고유가 충격이 현실화될 경우 악화 일변도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 경기는 미약하지만 회복세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3% 증가했다. 4월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3.8%)보다 증가폭이 더 커졌다. 대표적 내수 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3.8% 늘어나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도·소매 판매 증가율은 2003년 1월(6.6%)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소매업 판매가 2.3%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도매업 판매도 4.4%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0%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소폭 감소했고 재고율은 103.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설비 투자는 컴퓨터와 특수 및 일반 산업용 기계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7.7% 증가해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건설 수주도 53.9%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증가폭도 전월의 29.1%에 비해 확대됐다. 향후 경기 전환 시기를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3% 증가해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으며 현재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두 지표 모두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광섭 통계청 산업동향 과장은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상수지 한 달 만에 흑자 반전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5월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외국인 주식배당금 송금이 집중되면서 9억8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으나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경상수지가 개선된 것은 상품수지 흑자폭이 전달보다 2억7000만달러 확대되고 12월 결산법인의 대외배당금 지급으로 지난 4월 큰 폭의 적자를 보였던 소득수지가 1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경상수지 연간 흑자목표 달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8억1870만달러에 달해 종전 최대였던 지난 1월의 7억926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 여파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전월보다 1억8000만달러 확대된 11억달러에 달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액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말 예상치인 160억달러보다 다소 작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 제조업 1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중 중소 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SBHI)는 전달(89.5)보다 하락한 84.1을 기록했다.벤처제조업의 건강도 지수 역시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100을 밑도는 99.1에 그쳤다.건강도 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달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을 밑돌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기타 운송장비(104.8)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경기변동 항목별로도 생산(87.2) 경상이익(77.3) 내수(83.4) 수출(85.5) 자금조달 사정(80.4) 등 전 부문에서 전달에 비해 하락,향후 부진 정도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6월 중 중소 제조업 업황실적 SBHI도 내수회복 둔화와 수출 저조 등으로 전달(81.4)에 비해 떨어진 79.2를 기록,여전히 경기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가 집계한 3·4분기 제조업 BSI는 111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제조업체들이 많았지만 지난 2·4분기의 120에 비해선 크게 낮아진 것이다. 박준동·송태형·김동윤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