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LG전자가 해외에서는 글로벌 기업에 걸맞지 않은 경영실적을 보이며 전체 해외법인의 40% 가량이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해외법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흑자 비율이 높아 지난해 신규 출범한 도시바와의 합작법인을 비롯해 인도, 스페인 법인 등 전체의 10%대가 적자를 냈다. 27일 LG전자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의 `2004년도 해외 타법인 출자현황'에 따르면 보고서에 명시된 87개 해외법인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 총계는 1천291억원으로 전체적으로는 흑자를 냈으나, 법인별로는 적자를 낸 곳이 30개 법인(생산 7곳+판매 16곳+생산 및 판매 4곳+기타 3곳)으로 34.5%에 달했다. 흑자를 기록한 해외법인은 40곳(46.0%)으로 절반에 못미쳤고 1곳은 수지 균형을 이뤘고 16곳(18.4%)은 신규설립, 청산진행 등의 사유로 실적이 표기되지 않았다. 실적을 표시하지 않은 16곳을 제외한 71개 법인 가운데 적자법인의 비율은 42.3%에 달했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는 ▲LGECH(베이징.판매) 345억원 ▲LGETR(타이저우.생산) 191억원 ▲LGENP (난징.생산) 113억원 등 홍콩을 포함한 중국내 법인 21곳 중 7곳이 적자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393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LG 해외법인의 적자법인 비율은 판매법인이 33곳 가운데 16곳으로 48.4%, 생산 법인이 27곳 가운데 7곳으로 25.9%였다. 제조.판매를 겸하는 생산.판매 법인(9곳)의 경우도 적자법인의 비율이 거의 절반에 달했다. 서비스,물류, 연구소 등 기타 부문(18곳)에서는 싱가포르 서비스법인인 SLD텔레콤(131억원)등 3곳이 적자였고 흑자 6곳, 미표기 8곳, 당기순이익 0원 1곳이었다. SLD텔레콤은 지분율 42.74%로 직접적 자회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해외법인의 부실한 실적은 LG전자의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의 86%에 이르는 매출구조를 감안할 때 적절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해외법인 관리그룹 인원을 40명으로 대폭 증원, 해외조직 경영진단 등 해외법인 수술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유럽 총괄 산하 14개 법인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LG전자의 해외 현지 법인 채무 보증 잔액은 1조2천924억원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63개 해외법인 가운데 52개 법인(82.53%)은 순이익을 냈으며 10곳(15.9%)은 적자를 냈다. 1곳(CMLA LLC)은 신설법인이라 실적이 표기되지 않았다. 다만 적자법인중 TSST(일본 광스토리지. 생산 및 마케팅), 심비안, T3G(중국 전자기.생.판), HSEN(중국 항저우 생.판), SCT(러시아.생산) 등은 합작사여서 순수 자회사 기준으로는 적자 비중이 10% 안팎으로 낮아지게 된다. 삼성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 총계는 7천704억원, 중국내 법인의 흑자 규모는 3천180억원이었다. 생산.판매 자회사 중에는 SIEL(인도.생산), SESA((스페인,판매)가 43억원, 69억원씩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도시바 합작법인인 TSST와 T3G도 622억원, 143억원씩의 적자를 기록했다. TSST의 경우 초기투자에 따른 적자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G전자측은 "해외법인은 저가 제품 비중이 국내에 비해 높아 마진율면에서 원자재 가격,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더 민감하다"며 "현지 사업구조 및 마진율을 법인에 남기는 비율 산정 등이 업체별로 달라 타사와의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