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에서 이슬람 강경보수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49)가 당선돼 핵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국제사회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테헤란 시장 출신 아흐마디네자드 후보가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중도파로 대통령을 두 차례 역임한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후보(70)는 40%를 밑도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을 주도한 보수파들의 결집체인 혁명수호위원회와 최고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등은 개혁파들이 이슬람 교리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해왔으며,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대선 결선투표에서 아흐마디네자드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파·서민층의 지지를 받아온 아흐마디네자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미국·이란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흐마디네자드 후보는 대미 관계 개선을 표방해온 라프산자니 후보와 달리 미국과의 관계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경계론을 펴 왔고,핵 보유 문제에서도 "미국이 간여할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더욱이 이란 강경파들은 "이란은 핵 연구를 강행할 합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와 대결에서 정부가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운동 내내 이슬람혁명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해온 아흐마디네자드가 당선 후 첫 연설에서 '훌륭하고 발전된,강력한 이슬람 사회 건설'을 내세운 것도 대내외적으로 목소리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아흐마디네자드가 '이란이 조건을 내걸 때가 됐다'고 주장해왔던 점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 이란과 국제사회의 핵 협상은 더욱 험난한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