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선거 사상 첫 결선투표가 24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시30분)에 시작됐다. 투표는 상대적 온건파인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대통령과 강경한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48) 테헤란 시장 등 1차 투표에서 1ㆍ2위를 차지한 두 후보를 놓고 전국 4만여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투표율이 62% 였던 지난 17일 1차 투표에서는 라프산자니 후보가 21.2%, 아흐마디네자드 후보는 19.1%를 각각 득표했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첫 대선 결선투표인데다 강경파인 아흐마디네자드의 결선 진출에 대한 관심과 견제 등으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며 투표 마감도 2시간 정도 연장될 것으로 점쳐진다. 결과는 25일 새벽(현지시간) 잠정 발표된 후 같은 날 정오께 공식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라프산자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한 직후 "접전이지만 내가 약간 앞선다고 본다"며 자신의 목표는 이란을 "극단주의"로부터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선 투표에서는 1차 투표를 더럽혔던 비열한 행위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흐마디네자드 후보는 이슬람과 자유를 위해 순교한 혁명 지도자 고(故)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추종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6월24일은 이란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국민들은 인내를 갖고 선거에 임해야하며 두 후보 진영은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하지 말아야한다"고 말해 투표 참여와 부정행위 자제를 촉구했다. 이번 투표에서는 실용적 보수주의 성향의 라프산자니 후보와 강경 보수주의인 아흐마디네자드 후보에 대한 지지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어 접전이 예상되지만 라프산자니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 특히 모하마드 하타미 현 대통령과 장관급 몇 명은 라프산자니 후보를 드러내놓고 지지하고 있다. 바이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라프산자니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바 있고 지지 유세에도 참가했으며 핵협상 대표인 하산 로와니도 아흐마디네자드가 당선되면 1979년 이슬람 혁명 후의 숙청이 재연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아흐마디네자드가 예상을 깨고 결선투표에 진출한 것은 배후에 혁명수호위원회, 혁명수비대, 바시지 민병대 등 상당한 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으로 라프산자니 후보의 당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란 국민이 자유롭게 지도자를 선출할 권리를 갖기 바란다며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은 이란 국민에게 던져야한다고 말했다. (테헤란 APㆍ로이터ㆍAFP=연합뉴스) joon@yna.co.kr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