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 현대차,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주로 사들였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 5천88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중형주(시가총액 101∼300위)는 2천762억원, 소형주(시가총액 300위 미만)는 951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핵심 블루칩이 포진한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사들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1,000선까지 뛰면서 대형주는 이미 많이 오른데다 외국인의 지분율도 높아 추가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중.소형 우량주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있고 상대적으로 수익률도 높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수가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중.소형주에까지 매수를 넓히고 있는 것은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업종 대표성이 강한 중소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은 중형주 중에서 웅진코웨이를 1천172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STX조선(745억원), 금호석유화학(318억원), 삼성엔지니어링(263억원), 웅진씽크빅(225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모두 30%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10.77%였음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중형주 20사중 주가가 가장 높게 오른 종목은 중앙건설(134.11%)이었고 STX엔진(132.42%), 코오롱건설(129.56%), 오뚜기(89.57%), 웅진코웨이(88.21%) 등의 순이었다. 소형주 가운데서는 고려시멘트(93억원)를 비롯해 경동도시가스(47억원), 유엔젤(38억원), 일성신약(36억원), 유성기업(33억원) 등에 외국인 관심이 몰렸다. 이들 종목의 주가 등락률은 유성기업의 경우 83.83%나 폭락했고 나머지 종목은 11∼43%의 상승률을 기록해 중형주에 비해 상승폭이 적었다. 외국인들의 대형주 매도는 현대차(1조389억원)에 집중됐고 포스코(5천317억원), 신세계(3천374억원), LG필립스LCD(2천87억원), LG전자(2천61억원), 삼성전자(2천61억원) 등도 대거 팔아 치웠다. 한편 기관투자자는 적립식펀드 등으로 몰리는 유동성을 활용해 대형주 8천307억원, 중형주 5천875억원, 소형주 858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는 등 고른 매수 패턴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대형주와 중형주를 각각 2조4천922억원과 8천778억원 순매도했고 소형주에서도 1천397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