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 첫 날을 맞은 남북 대표단은 21일 오후 8시께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지하 비스타1에서 첫 공식일정인 남측 주최의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예정됐던 만찬은 북측 대표단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1시간 가량 지연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은 6시 45분께 부터 1시간 이상 북측 대표단을 기다리는 `인내'를 발휘해야 했다. 만찬장에서 기다리던 한 남측 관계자는 "호텔 도착이 늦은 만큼 통신시설 설치 등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단체 시위 탓에 기분이 상한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기도 했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권호웅 북측 단장은 기자들이 늦게 참석한 이유를 묻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이따 보자"며 직답을 피했다. 북측 대표단이 만찬장에 들어서자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와 `통일 6.15'가 흘러나왔고, 정 수석대표는 "6.15 5주년을 맞아 새로 만들어진 노래"라고 소개했다. 특히 `통일 6.15'는 정 수석대표가 특별히 주문한 노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 앞서 권 단장은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과 1분 가량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만찬은 남북 대표단 및 주요 내빈 소개에 이어 정 수석대표의 만찬사, 권 단장의 답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정 수석대표는 권 단장을 소개하면서 "남쪽에서는 수학신동과 음악신동이 있지만 북쪽에서는 `회담신동'이 있다"며 "북측의 회담신동 권호웅 단장을 소개한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정 수석대표는 이어 서해직항로를 "멀고도 가까운 길"로 표현하면서 "먼 길 오시느라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만찬장에는 열린우리당의 한명숙(韓明淑), 배기선(裵基善)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이종석(李鍾奭) NSC(국가안보회의) 사무차장, 최상룡(崔相龍) 전 주일대사 등이 참석했으며, 서동만(徐東晩)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90여개의 좌석이 마련된 만찬장 테이블에는 꽃게살 야채무침 밀쌈말이, 녹두죽, 전복새우버섯볶음, 갈비구이, 쇠고기무국 등의 요리와 함께 건배주인 붉은 포도주와 문배주가 차려졌다. (서울=공동취재단) 정준영.이상헌 기자 =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