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OO사단 예하 최전방 감시경계초소(GP)에서 이 부대 김모 일병(22)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진 후 소총을 쏴 장병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군 수사당국이 이날 오후 실시한 현장 검증과 김 일병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건 경위를 보면 김 일병은 사건 후 근무지로 복귀, 경계병에게도 사격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일병을 포함한 병사 4명은 이날 오전 0시부터 단층 콘크리트 건물로 된 GP 건물 옥상에 설치된 초소 2곳에 2명씩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2시30분께 김 일병은 이모 상병에게 "교대 근무자를 깨우겠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K2 소총을 초소에 두고 25명의 병사들이 자고 있던 내무반으로 내려갔다. 이어 관물대에 있던 전모 상병의 K1 소총을 집어들고 내무반 옆에 위치한 화장실로 이동했다. 김 일병은 화장실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수류탄의 제1 안전핀을 제거하고 절취한 전모 상병의 K1 소총에 탄창 2개를 장전한 뒤 내무실로 되돌아왔다. 김 일병은 오른손에 K1 소총을 쥔 채 왼손으로 수류탄의 마지막 안전핀을 풀고 내무반 침상에 곧바로 투척한 후 재빨리 내무반을 빠져 나왔다. 이로 인해 내무반에 있던 병사 25명 중 6명이 숨졌다. 이어 복도를 따라 나오던 김 일병은 복도 끝에 있는 상황실 근무자들을 제압하기 위해 상황실로 향하다 내무반 맞은 편 체력단련실 겸 휴게실에 있던 소초장 김종명 중위(26)를 보고 처음으로 소총을 쏴 살해했다. 이어 내무반 대각선 건너편의 취사장에 있던 취사병 이건욱 상병(21)에게도 총기를 난사,사살했다. 김 일병은 총을 장전한 후 수류탄 폭발로 이미 아수라장이 된 내무반에 다시 들어가 실탄을 난사했다. 그는 계단으로 연결된 옥상 초소로 돌아와 경계근무 중이던 2명의 근무자들을 향해 사격을 시도했지만 탄창에 장전됐던 25발의 실탄이 이미 다 소진된 상태였다. 사고 발생 10여분 뒤 후임 GP장(이 모 중위)이 소초원들을 연병장에 집합시켜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 일병의 탄창이 없어진 것을 발견,붙잡아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육군은 이날 평소 선임병들의 언어폭력 등에 시달려온 김 일병이 오전 2시30분께 초소 근무를 마치고 다음 번 근무자를 깨우기 위해 내무반으로 들어갔다가 자신을 괴롭혀온 선임병을 발견하고 우발적으로 사건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GP장(소초장) 김종명 중위(26·학군 41기)와 전영철(22) 조정웅(22) 박의원(22) 이태련(22) 차유철(22) 김인창(22·이상 상병) 등 7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이건욱 상병(21)은 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김유학(22)ㆍ박준영(22·이상 일병) 등 2명은 인근 양주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올 1월14일 이 부대로 전입한 김 일병은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으며 경기도의 한 2년제 대학 1학년 재학 중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