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마음 속으로만 간직해오던 자그마한 꿈이 이제야 이루어진 것 같아요!"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액세서리 장사를 하고 있는 김우양(51)씨. 그는 지난 8일 한 네티즌이 김씨 소유의 'BMW 택시'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계기로 'BMW 택시기사'로 통한다. 그가 모는 택시는 BMW 320i 기종으로 벤츠나 다른 유명 외제차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4천350만원짜리 고급 외제승용차다. '액세서리 장사하며 BMW로 택시기사를 한다'는 김씨의 다소 '엉뚱한 행동'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김씨 행동에는 나름대로 특별한 이유가 있다. 20세에 처음 운전면허를 딴 김씨는 군부대 부식 및 탱크로리 운송, 중동에서는 자재 운송 등의 일을 하며 30여 년 간 운전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80년대 중반부터 남대문 시장에서 아내와 액세서리 장사도 해온 김씨는 수년 전 슬슬 두 부부를 위한 '노후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주특기'인 개인택시 기사를 선택했다. 김씨는 "나이도 점점 먹어가고 노후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하는 상황에서 역시 가장 자신있는 직업은 운전기사였다"며 "평생직장에 대한 선택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개인택시운전사가 되더라도 남들과는 뭔가 달랐으면 했다. 김씨는 "튀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30년 동안 운전을 해오면서 차에 대한 애정이랄까 꿈 같은 것이 생겼다"며 "벤츠나 BMW를 개인택시로 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12월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부족한 돈은 친척들로부터 빚을 내 모두 4천여만원을 마련, 4천350만원짜리 BMW를 10%할인된 가격인 3천950만원에 구입하고 개인택시일도 시작했다. 가족이나 아내가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아내도 이런 생각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며 빙그레 웃었다. 차가 출고되기 며칠 전에 보험료가 250여 만원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출고를 미뤄놓은 채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는 김씨. 그는 "아마도 BMW 개인택시는 세계에서도 유일할 것"이라며 "노후대책용으로 마련했지만 이제는 택시를 타고 즐거워하는 손님들 보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천지역 국제라이온스 클럽에서 15년째 다양한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