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업계의 시선이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에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말에 부동산 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동산 분양.임대 피해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고 주류 업계의 최대 현안인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기업결합 사전심사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또 정보통신(IT) 업계의 초대형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불공정행위와 BC카드의 수수료 담합 등도 이달 말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돼 본격적인 제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분양.임대 피해 대책 이달 말 발표= 공정위는 지난 4월부터 실시한 부동산 분양 시장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말께 종합적인 부동산 분양.임대 피해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동산 분양.임대 등에 관한 신문광고와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 사례 분석 등을 통해 분양.임대와 관련한 피해 실태를 정밀 점검했다"며 "이달 말까지는 대책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정위는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선분양식 거래에 따른 피해, 분양.임대 정보 부족에 따른 피해, 하자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 임대 보증금 손실 피해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결합 사전심사= 공정위는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기업결합 사전심사도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조학국 공정위 부위원장도 지난달 말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한달 정도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공룡 주류기업'의 탄생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주류 업계의 관심은 증폭되고 있고 장외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진로 인수 본계약을 한 하이트맥주는 이번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 독과점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반(反)하이트 진영인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사, 주류 도매상들은 소비자, 유통학자 등을 대상으로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에 따른 시장 폐해를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이 하이트 진영에서, 법무법인 바른법률과 태평양이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업체의 연합군을 각각 돕고있어 법조계에서도 공정위의 심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MS 이달말 전원회의 상정= 공정위는 시장지배력을 남용, `끼워팔기'를 한 MS에 대해서도 이달 말 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현재 심사보고서에 대한 MS의 의견서 제출을 기다리고 있다. 강철규 공정위원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MS측의 의견이 전달되는 6월 말에 바로 위원회에서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 전원회의 심의가 시작돼도 복잡하고 미묘한 사안의 특성상 제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에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인 `미디어플레이어' 와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인 `메신저'를 끼워 팔아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BC카드 수수료 담합= 공정위는 BC카드의 수수료 담합 의혹 사건도 이달 중 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제재 여부는 물론, 과징금 규모 등 제재 수위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카드 업계에서 1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BC카드와 회원 은행들은 "BC카드 설립 취지는 은행들이 공동으로 가맹점과 회원 관리를 하라는 것인데 이를 담합이라고 하면 BC카드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