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베니스 비엔날레가 8일(이하 이탈리아 현지 날짜) 프레스 오픈에 이어 12일 공식 개막해 일반에 선보인다. 올해로 51회째를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는 지아르디니 공원의 이탈리아관, 아르세날레관, 국가관 등 3대 축으로 전시를 구성해 11월 6일까지 계속된다. 이탈리아관 총감독은 마리아 데 코랄이, 아르세날레관 총감독은 로자 마르티네즈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스페인 출신의 여성 미술사학자이자 비평가로 상호보완적인 전시로 미술의 동시대성을 조망한다. 본전시인 이탈리아관 전시는 '예술의 경험'(The Experience of Art)을 주제로 마를렌 뒤마, 제니 홀처, 브루스 나우만, 아그네스 마틴, 마티야스 바이셔, 안토니 타피에스 등 작가 42명의 작품이 출품됐다. 197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경향을 대표하는 참여작가들이 새로 제작한 회화와 비디오, 설치미술 등을 통해 미술에 내재한 감정을 재발견하려는 전시다. 주제전인 아르세날레관 전시는 '언제나 조금 더 멀리'(Always A Little Futher)를 주제로 새뮤얼 베케트, 루이스 부르주아, 렘 쿨하스, 모나 하툼 등 각국 작가 48명과 함께 한국의 설치작가 김수자 씨가 어깨를 나란히하면서 최신 미술경향의 다양한 모습을 제공한다. 올해 비엔날레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알바니아, 모로코, 벨로루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처음으로 참가하면서 참가국수는 총 73개 국으로 늘었다. 각국의 국가관 참여작가로는 길버트 앤 조지(영국), 에드 루세카(미국), 피필로티 리스트(스위스), 최근 세계미술계에서 부각되는 체코와 루마니아 등 동구권 작가들이 눈에 띈다. 9일 문을 연 한국관의 출품작가는 역대에 걸쳐 가장 많은 15명으로 최정화, 박이소, 박기원, 정연두, 성낙희, 김소라, 김홍석, 문성식, 박세진, 오형근, 배영환, 이주요, 김범, 나키온 , 함진이 참여했다. 한국관 전시는 '문뒤의 비밀'(Secret beyond the door)이라는 주제로 한국현대미술이 한국사회문화의 변화를 바탕으로 어떻게 전지구적 동시대성을 획득하고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외부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내부로 끌어들이는 차경이라는 개념을 빌려와 1990년 대 이후 한국미술의 내외부에서 변화하는 문화적 양태들을 수용하고 차용하는 과정 을 경험한 작가들의 작업태도와 방식을 하나의 풍경처럼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비엔날레 기간 베니스 일원에서 20여 종의 부대행사와 공연, 회의, 세미나, 이벤트 등도 펼쳐진다. (베니스=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