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인도가 미국과 일본의 안보협력에 맞서 삼각동맹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지난달 25일 평화유지 합동 군사훈련에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와 인도가 지난 2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오는 10월 양국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는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도 참석해 3국이 지역안보와 안정, 유엔 개혁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육ㆍ해ㆍ공군이 참가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사상 처음으로 올 8월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국경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등 우의를 과시한 데 이어 블라디보스토크 회동에서는 러시아와 의 국경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반세기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관계를 유지해 온 이들 3국이 군사적 협력관계를 축으로 한 결속에 나선 것은 미ㆍ일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중심축으로 대만과 싱가포르까지 군사협력 관계를 넓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미ㆍ일 신 안보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러시아 및 인도와의 긴밀한 관계 확보는 북핵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중국은 삼각동맹 구축을 통해 미ㆍ일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려는 미국에 대한 간접경고의 의미가 있다. 미국은 9ㆍ11 테러 이후 반테러 전쟁을 빌미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몽골과 중앙아시아에 진출했다. 미국은 지난해 몽골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고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13개의 미군기지를 증설했다. 일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인도는 상임이사국인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인도는 9ㆍ11 이후 미국과도 합동 군사훈련을 갖는 등 일정 부분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21세기 세계 정치ㆍ경제의 신질서에 대해 중국 및 러시아와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세 나라는 국제관계의 민주화와 세계 정치의 다극화를 주장하고 있고 힘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를 주도하려는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에 반대한다. 미ㆍ일 동맹에 맞선 러시아ㆍ중국ㆍ인도의 협력관계가 힘의 균형을 어떻게 변형시킬지 주목된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