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 항공사들이 살아나고 있다. 이들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9·11 테러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잇단 악재를 극복,올 여름 성수기를 계기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항공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캐세이패시픽 항공은 사스의 여파로 지난 2003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67%나 줄어들었지만 작년에는 2003년보다 세 배나 늘어난 44억4000만홍콩달러(약 57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대한항공도 2003년 적자에서 탈피해 작년엔 4867억원의 흑자를 냈다. 중국 항공사인 에어차이나 역시 순이익이 전년보다 15배나 많은 2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유럽 에어프랑스-KLM의 경우 2004년 매출액이 7.3% 증가한 가운데 순이익도 3억5100만유로(약 4300억원)로 20% 늘었다. 영국 브리티시항공(BA)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93% 증가한 2억5100만파운드(약 4500억원)에 달했다. 반면 미국 항공사들은 경영난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구조조정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올해 1분기에만 1억6200만달러의 적자를 냈지만 회사 간부사원의 임금은 오히려 1.5% 올렸다. 델타항공은 파산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받은 후에야 내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50억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파산상태인 US에어웨이스와 유나이티드항공은 종업원에 대한 연금 부담을 정부로 떠넘기는 등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