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교에서 현직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빼돌려 특정 학생에게 알려주거나 자기 자식을 위장 전입시키고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걷는 등 '백화점식' 비리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K고 교사들의 비리를 수사해 온 방배경찰서는 1일 2003년부터 자신이 담당한 과목의 시험문제를 유출,특정 학생에게 알려준 혐의(업무방해 등)로 이 학교 수학교사 이모씨(59) 등 교사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학교사 이씨는 특정 학생에게 문제를 찍어주는 방법으로 문제를 유출한 혐의를,국어교사 이모씨(62)는 국어시험지 원안을 복사해 빼돌린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특히 국어교사 이씨는 2003년 학생 3명에게 과외를 알선하고,과외교사 이모씨(58)에게 1인당 40만원씩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달아난 과외교사 이씨를 수배했다. 음악교사 이모씨는 2003년부터 2년간 학부모 4명에게 음악회 입장권 40장(80만원 상당)을 팔고 학생의 실기점수를 올려줬으며,수행평가 명목으로 1학년 학생 400여명에게 무료 초대권을 8000원씩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 학교 교사 5명을 학부모회로부터 금품을 걷어온 혐의 (배임수재)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3년부터 학부모회에서 각종 명목으로 23차례에 걸쳐 3600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자신의 아들을 학생회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박모씨(43ㆍ여)를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