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기 위해 왔다."


7시간 30분 동안의 긴 비행과 한국과 4시간의 시차에서 오는 피로감.


하지만 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태극전사들의 머릿속은 오직 승리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득차 있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태극전사들이 2006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의 '7부 능선'이 될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르기 위해 마침내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공항에 발을 내디뎠다.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현지에서 기다리는 교민들과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 등 100여명이 꽃다발을 들고 공항에 직접 마중나온 가운데 본프레레 감독을 비롯한 모든 대표팀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격전지가 될 타슈켄트에서의 첫 날을 맞이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내정 불안으로 출발전부터 선수단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타슈켄트 공항의 분위기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평온했다.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는 혹시나 일어날지도 모를 선수단의 안전문제를 우려해 대표팀 숙소인 타슈켄트 인터콘티넨탈 호텔 주변에 1개 대대 병력을 배치했다.


또 선수뿐 아니라 한국 취재진을 위해서도 호텔에 경찰병력을 상시대기 시키고 오는 3일 최종예선 4차전이 펼쳐질 파크타코르 경기장에는 5천여명의 무장병력이 안팎으로 경계를 설 예정이다.


이렇듯 삼엄하게 치러지는 4차전이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이번 원정 2연전 성패를 결정짓는 승부처로 잡고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출국전 인터뷰에서도 "돌아올 때 반드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겠다.


티켓을 확실히 하기 위해 승점 6점을 따내겠다"고 공언했을 정도.

특히 소집기간 중 치른 2차례의 평가전과 여러차례 자체 청백전을 통해 어느 정도 베스트 11의 구상이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아직까지도 베스트 11에 물음표가 많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의 경쟁의식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이춘석 코치는 "본프레레 감독이 미리부터 베스트 11에 대한 윤곽을 드러내면 선수들의 정신력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특히 미리 타슈켄트에 도착한 축구협회 선발진들에게 일찌감치 쿠웨이트로 이동해 현지 여건을 파악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이번 원정 2연전에서 반드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지난 3월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패배한 뒤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던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도 또다시 정신력 문제로 원정에서 실패하는 우(憂)를 범하지 않겠다는 것.

한편 본프레레호는 31일 현지시간으로 오후 10시께 도착한 뒤 숙소로 곧장 이동해 미리 도착해 있던 '태극듀오' 이영표-박지성(이상 에인트호벤)과 함께 시차적응에 나서는 한편 1일 현지시간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부터 첫 공식훈련에 나선다.


대표팀은 경기 전날인 2일에는 우즈베키스탄전 경기시간과 똑같은 오후 6시에 최종연습을 할 예정이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